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청과부류 5개 도매시장법인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총합이 약 319억5793만원을 기록했다. 도매법인 순익이 300억원을 넘긴 것은 사상 처음으로, 2022년 5개 법인의 순익은 약 294억933만원이었다.
공영도매시장의 도매법인은 농민들이 지불하는 출하수수료로 이익을 창출한다. 출하수수료는 거래금액에 비례해 증가하는 양상이다. 이상기후와 극심한 재해로 농민들은 지난해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시장 내 물량 감소로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까닭에 지난해 도매법인의 순익은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대비 지난해 순익이 가장 크게 늘어난 법인은 서울청과였다. 서울청과의 지난해 순익은 84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 순익은 65억원대로, 2023년 서울청과의 순익은 전년 대비 약 28.4% 증가한 셈이다.
서울청과 다음으로 많은 순익을 남긴 법인은 중앙청과였다. 중앙청과의 지난해 순익은 약 68억5068만원으로 2022년 순익 약 67억원 대비 2.2%가량 늘었다. 이어 동화청과와 한국청과의 순익은 각각 약 66억5580만원과 67억5342만원으로, 전년 대비 순익 증가율은 약 7.4%, 66%다. 한국청과의 경우 5개 법인 중 전년 대비 가장 큰 순익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청과의 2022년 순익은 약 40억6667만원이었다.
5개 법인 중 대아청과는 유일하게 순익이 감소했다. 2023년 대아청과 순익은 총 32억8894만원대로 전년 순익 약 58억9686만원보다 약 44.2% 줄었다.
5개 법인의 배당금도 눈여겨볼 만하다. 농업과 관련 없는 중소·대기업 소유로 전락한 5개 도매법인은 매년 적지 않은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하고 있다. 대아청과를 제외한 4개 법인은 2023년 총 281억2500만원의 배당을 진행했는데, 이는 전년 배당금 142억4920만원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배당금은 2022년 대비 97.3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5개 법인 중 유일하게 대아청과는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배당을 한 법인은 중앙청과였다. 중간배당 100억원을 포함해 중앙청과는 총 141억원을 배당했다. 이로써 중앙청과의 배당성향은 무려 205.82%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2년 중앙청과 배당성향은 48.95%였다. 서울청과와 한국청과 역시 중앙청과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배당액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서울청과의 지난해 배당금은 40억원으로 전년 30억원 대비 33.3% 증가했다. 한국청과 배당금은 50억원으로 전년 29억4420만원과 비교해 69.8% 늘었다. 아울러 동화청과는 2년 연속 같은 금액(50억2500만원)을 배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2년과 2023년 같은 금액을 배당한 동화청과는 4개 법인 중 유일하게 배당성향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최근 가격 폭등 논란에 기름을 부은 농산물 유통구조에 대한 지적과 함께 40년 넘게 독점적 거래 제도를 유지 중인 공영도매시장 도매법인에 대한 구조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TF’를 구성했으며, TF는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을 비롯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및 대형유통업체 등의 출하·유통 실태점검을 통해 개선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도매법인들의 순익이 처음으로 300억원대롤 돌파한 최근, 거래제도 다변화 필요성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