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농축산업 스마트화 어디까지 왔나
‘수직농장’ 미래 농업 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듯
농축유통신문 이은용 기자 2024. 4. 4
일반 노지 생산보다 40배↑-노동력·생산비 절감 가능
기후 변화 관계없이 ‘안정적인 채소 수급’할 수 있어
최근 이상기후 현상으로 전 세계는 골머리 앓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농축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로 인해 농업을 비롯해 축산 분야도 이상기후 현상을 이겨낼 수 있는 미래 지향형 농업이나 시설, 환경 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 주도 하에 실질적으로 농업·농촌 환경 변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 우리 농축산업은 변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조금씩 발 빠르게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상기후 현상 등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농업의 디지털화와 스마트화를 통해 농업의 근본적인 틀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계속되고 있다.
이미 선진국들은 농축산업의 스마트화가 추진되면서 기술개발 등에서 우리를 앞서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도 결코 늦은 것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IT기술을 가지고 있어서다.
농업 스마트화-디지털화 전환
건물 안에서 농작물 재배 가능
농업의 디지털화나 스마트화를 하기 위해서는 IT기술 접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과 농가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정부도 스마트화-디지털화를 위한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면서 조금씩 농축산업의 변화를 엿볼 수 있으며, 농업에서 ‘수직농장(vertical farm)’은 미래 농업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단계다.
수직농장은 인공 구조물(건축물 등) 내에서 생육환경(광, 온·습도 등)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날씨나 계절 변화와 무관하게 균일·계획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수직농장은 ICT 기술을 접목해 원격·자동으로 작물의 생육환경을 제어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팜의 범주에 포함되며, LED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건물 안에서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시설이다.
수직농장의 장점은 야외에서 경작하는 것과 달리 토양의 면적과 물의 사용량이 적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단식 재배로 면적당 생산량 극대화하고, 기능성 성분 강화 및 친환경 재배 등으로 농산물 가치 제고도 가능하다.
여기에 농작업 자동화로 노동력 절감이 가능하며, 완전한 환경제어(인공광 이용, 온·습도·CO₂농도 최적화 등)로 극지방·도심 등 불리한 여건에서도 농산물 재배 가능하다.
건축물 종류에 따라 건물형과 컨테이너형, 재배 방식에 따라 수경·분무·아쿠아포닉스(물고기양식+수경재배) 등으로 분류된다.
다시 말해 농경지 감소에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장마와 태풍 등 외부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아 기존 농업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대표 기업으로는 경기 평택에 있는 애그테크(첨단 농업) 중소기업 ‘플랜티팜’이 있다.
플랜티팜 국내 최대 수직농장 운영
기술력 인정받아 해외진출도 성공
플랜티팜은 국내 최대 규모 수직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수직농장은 2만396㎡(약 6,170평) 규모에 이르고, 노지 면적으로 환산할 경우 81만 5,840㎡(약 24만 6,792평)에 달한다. 자체 기술로 농작물 재배에 가장 좋은 조도와 대기 환경을 구성해 생산력과 공간 효율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 평택 중부사업장과 전국 7개 농장에서 하루 생산되는 유러피안 상추는 5톤에 달할 정도다.
실제 이곳에서 재배되는 상추 물량은 일반 노지 생산량의 40배를 넘는다고 한다. 또 폐열 등을 활용해 농작물 제조원가도 획기적으로 낮췄으며, 용수, 전력, 폐수 처리 등 인프라 활용이 가능해 친환경 생산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수직농장설비 토털 패키지 제품(양산형, 컨테이너팜 설비, 환경제어, AI솔루션) 개발과 유러피언 엽채류 작물생산(1,260톤/년), 수직농장 운영 컨설팅 및 교육 등으로 지난해 기준 142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플랜티팜은 이력도 화려한데, 2014년에는 국내 최대 수직형 스마트팜 신축(270평)했으며, 2019년에는 수직농장 증축(330평), 서울지하철 메트로팜을 구축(5개소)하기도 했다.
또한, 2022년에는 광주공장을 설립(수직농장 1,400평, 가공공장 700평)했으며,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해외진출에도 성공해 UAE에 410만 달러 수직농장 단지구축을 수주했다.
2028년 153억 달러 시장 확대
정부 규제개선 등 집중 지원키로
이처럼 수직농장은 우리 미래 먹거리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초기자본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떨어지고 실용화하기 어려웠던 문제점이었다.
하지만 LED 등 도입 및 보급되고 인공지능, IoT 등의 기술이 발달하며 생산비 절감으로 점차 실용화되고 있으며, 기후 변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채소 수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빠르게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지난해 42억 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수직농장 시장은 2028년 153억 달러를 넘길 전망이다. 특히 식량안보에 민감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수직농장 사업을 수출산업으로 키우려고 각종 규제들을 개선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는 최근 수직농장의 일정 지역 농지 위에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연내 산업집적법 및 산업입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산업단지에 입주 가능한 업종에 수직농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특히 수직농장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계부처가 함께 다양한 지원책도 추진한다. 수직농장용 센서·정보통신기술(ICT)·로봇 고도화, 공장 폐열 활용 수직농장 운영실증 등 기술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직농장을 스마트팜 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 확산 사업 및 ‘스마트팜 종합자금’ 지원대상에 포함하는 등 정책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며, 스마트팜이 무역보험 우대 품목에 추가돼 수출기업이 보험한도 최대 2배, 보험료 20%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우리 농축산업은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축산 스마트화가 잘 된 업체들을 탐방해 현장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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