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잇단 기상이변에 따라 과일 생산량이 줄면서 국내 과일값이 들썩였다. 정부가 주도하거나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할인행사가 속속 선보이면서 일부 매장에선 소비자들이 문을 열자마자 달려 들어가 해당 과일을 구매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4월 농협경제지주에서 출시한 ‘월간농협맛선’이 주목받는다. ‘월간농협맛선’은 일정한 금액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제철 과일 6종을 매달 1회 원하는 날짜에 정기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과종은 월마다 변경돼 소비자는 계절에 맞는 과일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이를 위해 전국 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510곳과 연계해 공급망을 구축했다.
농협경제지주에 따르면 ‘월간농협맛선’의 회원수는 출시 200일 만인 지난해 11월20일 10만명을 넘어섰다. 올 3월31일엔 15만명을 돌파했다.
인기를 끄는 데는 높은 품질도 한몫한다.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에서 유통하는 과일보다 당도가 평균 1∼2브릭스(Brix) 높다. 3월 구독 상품을 받아본 한 소비자는 농협월간맛선 누리집에 “요즘 과일값이 은근히 부담되는데 착한 가격으로 싱싱한 과일을 골고루 맛볼 수 있어 기대 이상”이란 평을 남겼다.
박상훈 농협경제지주 경제기획부 맛선추진팀장은 “백화점 수준의 과일을 백화점보다 30∼35% 저렴하게 받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급 과일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비결은 농협경제지주가 구축한 산지 조달 시스템에 있다. 주산지 농협 APC에서 선별한 과일을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로 보내 검품·포장 후 바로 소비자에게 택배로 발송한다. 중간 유통단계가 줄어든 것이다.
조영익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부 과일팀장은 “다양한 국산 과일을 더 많은 소비자가 맛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 목적이므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최고급 과일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과일 6종 가운데 한가지를 비교적 생소한 과일로 선정하는 것도 이런 취지와 관계가 깊다. 비파, 플럼코트, ‘하미과’ 멜론 등 소비자가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과일을 포함함으로써 국산 과일의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 저변을 넓히려는 것이다. 과일을 구성할 때는 다양한 연령대의 주부 등 소비자를 참여시킨다.
4월 구독상품으로 선정한 제철 과일은 부산 대저농협에서 출하한 ‘대저짭짤이토마토’(700g)를 비롯해 성주산 참외(3개), 제주산 만감류 ‘카라향’(700g), 경남 김해산 블루베리(200g), 충북 충주산 대추방울토마토(750g), 전남 완도산 비파(250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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