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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농협 수입농산물 판매, 농민이 지켜보고 있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04-01 조회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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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고·용과·포도·레몬·오렌지 등 수입과일이 잔뜩 진열된 전남 광양농협 하나로마트(왼쪽, 광양시농민회 제공)와 지역 유명 두부 브랜드 제품 중 수입콩 두부만을 갖다 놓은 강원 강릉원협 하나로마트




            ‘물가 잡기’ 농산물 수입정책에 농민들 등골 휘는데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선 수입농산물 판매 행태 여전

            농협조합장·농협중앙회장, 수입 문제의식 갖고 있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2024. 4. 1



 농협 하나로마트의 수입농산물 판매 행태에 새삼 농민들의 불편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농민 조직인 농협의 수입농산물 취급은 근본적으로 부도덕한 행위지만, 최근 정부의 과도한 농산물 수입정책과 맞물려 주목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현재 총선 열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농촌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게 농산물 수입 문제다. 물가안정을 목적으로 정부가 연신 과일·채소류 수입에 앞장서고 있지만, 농산물 수입의 물가안정 효과가 극히 미미하다는 건 경제학 이론은 물론 지난 수십년의 역사로도 증명돼 있다. 이번 수입정책 역시 소비자 부담은 덜어 주지 못한 채 농민들에게만 피해를 키우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 정책과 별개로 농협 하나로마트에 시선이 몰리기 시작한 건 농협이 농민들의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농협은 당위적으로도, 내규상으로도 수입농산물을 취급할 수 없다. 이 원칙이 지켜지기만 한다면 농협 하나로마트는 수입농산물 유통 근절을 선도하는 첨병이 되며 크게는 정부 정책에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 원칙은 완전히 무너져, 전국 대다수의 지역농협 하나로마트에 수입농산물이 범람하고 있다. 농협이 정체성보다 수익성을 좇으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두부·즉석반찬 등 가공식품은 물론, 십수종의 과일류를 구비하고 심지어 채소류까지 버젓이 국산농산물과 비교진열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언론과 국회가 특정 매장을 콕 집어 문제를 지적해도 해당 매장은 수입 판매를 멈추지 않고 농협중앙회도 이를 방조하는 실정이다. 농민들과 이 문제로 극렬한 마찰을 빚었던 농협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수입 판매를 재개하기 일쑤다.

이에 지역 농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이를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조병옥)이 정부 농산물 수입정책 대응의 한 갈래로 최근 하나로마트 수입농산물 저지 투쟁을 결의하고 나섰고, 지난달 15일 출범한 전남 광양시농민회(회장 유영준)는 아예 출범과 동시에 이를 중점 사업으로 설정했다.

유영준 광양시농민회장은 “농협은 농민이 주인이고 농민이 구성원인 조직이다. 최소한의 양심은 지켜 줘야 하는데 수익만 좇으려 하고 있다. 지역 하나로마트를 돌아 보면 바나나·레몬 정도가 아니라 용과·오렌지·포도 등 10여가지의 수입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수입농산물 취급을 근절하는 일은 전적으로 조합장의 의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우 드물지만 조합장의 의지에 따라 뚝심 있게 국산농산물만 취급하고 있는 하나로마트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특히 지금처럼 농산물 수입 문제가 엄중한 상황에선, 조합장들 스스로가 문제의식을 바로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문제엔 농협중앙회장의 의지도 중요하다. 규정상 농협중앙회는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지역농협에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지금껏 한 번도 이 역할을 수행한 적이 없다. 지역 조합장들의 각성 이전에, 농협중앙회가 규정대로 관리·감독 업무를 실행하기만 한다면 농협 수입농산물 판매 문제는 일거에 해결될 수 있다.

덧붙여 농협중앙회는 농민들의 자조조직으로서 대기업에 비견될 만큼 큰 조직·경제규모와 사회적 입지를 자랑하며 정부 농업정책과는 동반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발언력을 갖는, 가장 강력한 농민조직이라는 뜻이다.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은 시장개방·쌀값폭락 시국에서 철저하게 농민을 등짐으로써 농민들의 지탄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변화’를 주창하며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임기 초 정부의 농산물 수입 논란 속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농민들에겐 또한 중요한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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