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식량안전 보장법’ 시행
농지 총량 규정해 보전 총력
식량자급률 최대 88% 목표
한국은 농지 규제 완화
경지면적 감소 가팔라질듯
“식량안보 정책 법제화 필요”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4. 3. 20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견줘 매년 ‘낙제점’을 기록한다. 반면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며 중국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고자 농지의 총량을 보전하고, 식량 수급의 책임을 각 지방정부의 장으로 명확히 한 ‘식량안전 보장법’을 제정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도 중국처럼 일정 수준의 농지를 보전하고 식량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중국의 식량안전 보장법 제정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2월 ‘식량안전 보장법’을 제정했으며, 올 6월 시행한다.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경지와 기본 농지의 총량을 보전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정하고, 식량 수급에 대한 중앙·지방 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한 것이 특징이다. 중국 정부는 법안 시행을 토대로 향후 10년간 식량자급률을 86∼88%로 높일 방침이다. 전형진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식량안보 정책의 법제화로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식량안보 보장체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식량안보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중국은 한국보다 식량자급률이 크게 높다. 2020년 기준 중국의 식량자급률은 82.6%로 추정되는 반면, 한국은 49.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다음해인 2021년 44.4%로 곤두박질쳤다.
‘농지 확보’는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농경연과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적정농지 확보계획 수립방안 연구’에서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경지면적 감소’가 맨 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지면적은 1968년 231만9000㏊에서 2023년 151만2000㏊로 34.8% 줄었다.
하지만 앞으로 농지가 더 가파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은 2월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3㏊ 이하 자투리 농업진흥지역 2만1000㏊의 규제를 해제하고 개발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농지를 전용할 때 부과하는 ‘농지보전부담금’ 감면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농지 감소에서 더 나아가 식량안보마저 퇴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채광석 농경연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농지 규제는 외국보다 상당히 완화한 형태”라면서 “일본은 농지의 90%가 우리의 농업진흥지역에 해당하는 ‘농용지구역’으로 묶여 있는 반면, 한국은 전체 농지의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식량안보 관련 정책을 법제화하는 등 대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 연구위원은 “중국의 ‘식량안전 보장법’은 법률적 강제를 통해서라도 식량안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의 산물”이라며 “(중국이) 법제화한 식량안보 관련 정책 수단을 검토하고, (이를) 국내 정책 수립·집행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적정 면적의 농지를 확보하기 위한 ‘농지보전 총량제’ 도입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일본과 스위스는 농지를 보전하고자 총량제를 시행한다. 식량자급률의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할 적정 농지 면적을 산출·보전하고 있다.
|
[농민신문] “농축산물 가격안정 대책 추진에 총력” 
[농민신문] 서울대 ‘농식품 경영·유통 최고위과정’ 모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