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마늘연합회(회장 오충규·제주 김녕농협 조합장, 왼쪽 네번째)가 14일 전남서남부채소농협(조합장 배정섭)에서 ‘남도마늘 긴급 수급점검협의회’을 열었다
3만6000t…지난해의 2.3배
경기침체·김치 수입 증가 원인
햇마늘 가격형성 악영향 우려
농민신문 무안=이시내, 김민지 기자 2024. 3. 19
난지형 마늘 가운데 하나인 남도종(이른바 ‘남도마늘’) 재고 수준이 소비 추세에 견줘 조금 많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남·제주 등 남도종 주산지에선 4월 안에 과잉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면 6월 출하하는 햇마늘 가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산 난지형 마늘 재고량은 2월말 기준 3만6000t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8.4%, 평년보다 3.3% 증가했다. 농협경제지주는 이 가운데 지역농협에서 보유한 재고량이 4800t(남도종 3000여t, 대서종 1780t)인 것으로 추정한다. 경제지주 관계자는 “남도종 재고량이 지난해(1300t) 대비 2.3배 늘어난 수준”이라면서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3000여t 가운데 1000t가량은 별도의 처리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고량 증가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영구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외국산 수입량도 예년에 비해 적었고 생산량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데 재고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경기침체로 외식업계가 위축되면서 소비가 부진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산 김치 수입이 증가한 것도 국산 마늘 소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박한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전남도지부 부지부장은 “남도마늘의 판로 가운데 하나가 국내 김치공장인데 수입김치 공세 탓에 이들을 통한 소비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마늘연합회(회장 오충규·제주 김녕농협 조합장)는 14일 전남 무안에 있는 전남서남부채소농협(조합장 배정섭)에서 ‘남도마늘 긴급 수급점검협의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엔 농협·생산자단체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전남도·경남도·농경연 관계자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농협 재고량 1000t을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은 35억원가량이다. 권혁정 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과잉 재고량을 4월말까지 소진할 수 있도록 정부 소비쿠폰 발행을 확대하고 지방자치단체·농협의 소비촉진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창수 마늘생산자협회장도 “앞서 정부·농협·생산자단체가 2020년 1488㏊ 규모를 감축해 마늘값을 선제적으로 안정화한 바 있다”며 “현재 제주 산지에선 밭떼기가 끊기다시피 했는데 정부가 마늘 재고량을 소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시장 분위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15일 깐마늘 등 8개 품목을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 등과 함께 물가 관련 긴급 현안간담회를 열어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규모를 기존 204억원에서 959억원으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원 대상이 사과·감귤 등 기존 13개 품목에서 배·포도·키위·단감·깻잎·상추·양배추 등을 더한 21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이날 당정이 1500억원 규모의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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