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민·농업·농촌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농민들은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생산비는 큰 폭으로 증가하는데 농산물값은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서 농업소득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근래엔 자연재해까지 빈발하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럼피스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제1종 가축전염병 4개가 모두 창궐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느는 것은 주름살과 한숨뿐이다. 농업과 농촌 또한 마찬가지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농촌소멸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농촌이 비어가면서 일할 사람이 태부족해 인력난은 농민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됐다. 열악한 교통여건을 비롯해 병의원·교육기관 등 각종 기반시설 미비로 돌아오는 농촌은 실현하기 힘든 구호가 되어가고 있다.
이에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이 나섰다. 조합장들은 2월28일 농협중앙회 임시대의원회에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숙원사항 3가지를 선정, 만장일치로 건의문을 긴급 채택하고 국회에 전달했다. 건의 내용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에 대한 정부 출연 확대 ▲채소가격안정제 개선을 통한 수급조절 기능 강화 ▲축산물 수급·가격 안정 대책 마련 등이다.
우선 담보력이 미약한 농민들이 대출받을 때 신용보증을 해주는 농신보 추가 출연이 시급하다. 보증 잔액과 대위변제 증가로 적정 운용배수를 초과한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적정 운용배수를 넘어서면 스마트팜 등 대규모 사업에 지원하는 ‘예외보증’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올해 겨우 300억원만 편성됐다. 이에 조합장들은 3500억원 이상 확대를 요청했다. 농협의 채소가격안정제 사업비 분담률을 현행 20%에서 10%로 낮춰줄 것도 호소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탓에 적정 물량 확보에 고충을 겪고 있어서다. 분담률이 완화되면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소비자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또 축산물 수급과 가격 안정 대책도 요구했다. 사료값 폭등과 소비부진으로 값이 추락하면서 축산농가들이 신음하고 있다. 조합장들은 농가사료구매자금 1조5000억원 이상 확대와 금리인하, ‘송아지 생산안정사업’ 지급기준 개선 등을 촉구했다.
조합장들의 건의사항은 모두 우리 농민들에게 절실한 것들이다. 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해선 안된다. 정부는 해결을 서둘러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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