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질비료 창고의 모습. 농민신문DB
감사원, 재외공관 운영실태
2021년 중국 수출 제한 조치
주중대사관 알고도 대처 안해
주재관 느슨한 인사관리 도마
농민신문 김소진 기자 2024. 2. 22
2021년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은 요소수·요소비료 품귀현상을 빚으며 농업계에 타격을 안겼다. 혼란이 커진 배경에 주중 한국대사관의 ‘늦장 보고’가 자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이 최근 내놓은 ‘재외공관 운영실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 제한을 논의한 시기는 2021년 9월이다. 중국 정부는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석탄을 수입하지 못하자 석탄을 원료로 하는 요소의 수출을 막았다. 자국 내 석탄 소비를 줄이려는 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같은 해 10월13일 요소 수출을 제한하겠다는 공고를 한국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 누리집에 게시했다.
주중 대사관은 13일 공고를 확인했지만, 이를 관세청·외교부 등 정부부처에 보고하지 않았다. 요소 수출 제한 조치가 국내에 미칠 영향을 인지하지 못한 탓이다.
민간기업이 주상하이 총영사관에 민원을 제기한 21일에서야 보고가 이뤄졌다.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한 국내 기업이 요소 수출 제한이 국내 비료, 디젤 차량용 요소 수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민원을 넣었다. 주상하이 총영사관은 뒤늦게 주중 대사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요소 수출 제한으로 인한 국내 수급 차질 위험을 보고했다.
이에 정부부처의 대응도 늦어졌다. 산업부·외교부·기획재정부 등 국내 주요 부처의 회의는 중국이 공고를 올린 지 2주를 훌쩍 넘긴 10월29일 처음 이뤄졌다.
늦장 대응은 농업계에 큰 혼란을 안겼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요소비료 1t당 가격은 2020년 12월 266달러에서 2021년 11월 944달러로 3.5배 넘게 올랐다. 요소수 품귀로 물류난이 빚어지면서 농산물 운송비가 껑충 뛰는 현상도 나타났다.
감사원은 늦장 보고의 원인이 업무 수행 기준 부재, 느슨한 인사관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주재관의 업무 유형이 구체적으로 분류돼 있지 않고, 주요 인사 접촉 등 활동이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감사원은 “외교부에 주재관의 업무 수행 기준을 마련하고, 업무 실적을 반영할 수 있는 구체적 평가 항목을 만드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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