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가구를 겨냥해 편의점과 마트의 장점을 한곳에 모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서울 학동역점 쇼핑 모습. 홈플러스
유통업계, 특화 매장·상품 앞다퉈 선보여
밀키트 등 소량 식품군 늘리고
낱개과일·절단채소 판매 강화
서울 강남구 등 핵심 상업권에
기업형 슈퍼마켓 매장 열기도
“신선도 확인 가능한 강점 활용”
농민신문 서효상 기자 2024. 2. 7
6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학동역점. 30대 남성 소비자가 한 손에는 브로콜리 한개를, 다른 손에는 샐러드 한봉지를 들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그의 손엔 다른 건 들려 있지 않았다.
이곳은 홈플러스가 도심 1인가구 소비 패턴에 최적화한 상품만 취급하겠다며 지난해 11월16일 재단장해 문을 연 곳이다.
매장을 둘러보니 상품 중에도 식품분야가 크게 강조된 느낌이었다. 매대엔 대파·양파 등 깐 채소와 절단 채소가 진열돼 있었고 감자·당근 등을 낱개로 구매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매대도 적지 않았다.
농산물이 비교적 작은 것도 특징이다. 당근은 길어야 12∼13㎝였고 감자 한알의 크기는 성인 여성 주먹보다 작았다.
매대 옆에서 몇분간 지켜보니 ‘당근 두개와 양파 한알’식으로 한두개만 구매하는 사례가 많았다. 봉지·상자 형태로 포장한 농산물을 사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아울러 김밥·샐러드 같은 즉석조리식품을 비롯해 가정간편식(HMR)·밀키트(meal kit·반조리식품)가 냉동·냉장고를 꽉 채우고 있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이곳은 리뉴얼 첫주 7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12주 동안 평균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노승수 홈플러스 홍보팀장은 “온라인 구매가 예전보다 많이 활성화됐다지만 그래도 먹거리만큼은 여전히 현장에서 구매하는 걸 선호하는 경향은 2040세대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리적으로 멀거나 제품 단위가 커 대형마트를 부담스러워하는 1∼2인 가구 소비자들이 이 매장을 꾸준히 찾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인가구를 겨냥한 농산물 상품화와 마케팅은 유통업계에서 꽤 오래전부터 발견되는 경향이다. 최근엔 그 양상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찾은 이마트 서울 양재점에서는 ‘한끼에 하나씩 양배추’라는 브랜드로 중소형 양배추를 판매하고 있었다. 1월26일 문을 연 스타필드 경기 수원점에 있는 친환경매장 ‘올가홀푸드’에선 사과·레드향·한라봉·참외 등 다양한 과일을 진열해놓고 종류에 상관없이 원하는 만큼 종이봉투에 담은 뒤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업계에선 이같은 1인가구 특화 상품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 4.8%에 불과했던 1인가구가 2020년 31.7%에 달하는 등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 2030년 35.6%, 2050년엔 39.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팀장은 “이런 성장동력에 힘입어 홈플러스는 5월부터 역세권과 상업지역에 위치한 익스프레스 매장을 도심 1인가구 상권에 특화해 재단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