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바우처 지원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조건부로 통과하면서 2025년 본사업 전환에 파란불이 켜졌다. 취약계층 먹거리문제를 해결하고 농식품 소비를 증대하는 사업이 전국 단위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새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과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을 아우르도록 본사업을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열린 ‘2024년 제1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에서 농식품바우처가 예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중위소득 50% 이하 취약계층에 농식품 구입비를 4인가구 기준 월 8만원 지원하는 내용이다. 수혜 가구에는 채소·과일·육류·잡곡 등 국산 농식품을 농협 하나로마트와 농협몰·로컬푸드직매장 등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전자카드 형태의 바우처가 지급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4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점진적으로 사업 대상지를 늘려 지난해엔 국비 148억원을 투입, 18개 시·군 취약계층에 9개월간 바우처를 지원했다. 그동안 이 사업은 취약계층의 식품 접근성과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우리 농식품의 소비를 촉진해 농가 경제에도 도움을 준다는 효과를 인정받아왔다. 윤석열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농식품바우처 확대’가 포함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농업계에선 본사업 전환이 한발 가까워졌다는 데 기대감을 내비친다. 다만 이번 예타 통과는 ‘조건부’로, 대규모 복지사업의 경우 예타 운용지침에 따라 사업 계획 보완을 전제로 예타를 통과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6개월 안에 사업을 보완해 기재부의 재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구상대로 재심의를 통과하면 2025년 본사업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2025∼2028년 해당 사업에 5조원(예타 요구안 기준)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앞서 올해는 최대한 넓은 지역에서 사업을 시험하기 위해 24개 시·군에서 시범사업을 이어간다. 다만 예산이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편성돼 지원 기간은 6개월로 단축된다.
눈여겨볼 점은 정부의 당초 약속대로 농식품바우처가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과 초등 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등 종전에 추진되던 다른 먹거리 지원사업을 아우를 수 있을지다. 이들 사업은 영유아와 임산부·초등학생 등 미래의 먹거리 소비자에게 우리 농식품의 접점을 늘리는 차원에서 추진해왔다. 저소득층의 식문제 해결을 위한 농식품바우처의 취지와 사업 대상이 다르지만, 정부는 이를 농식품바우처로 통합한다면서 2023년부터 나머지 두 사업을 전격 중단했다. 당시 농식품바우처의 예타 통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어떻게 통합할지 정하지도 않고 호평 속에 추진되던 사업을 중단하자 수혜자와 농가 사이에선 거센 반발이 일었다.
김광천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무총장은 “최근 이들 사업을 어떻게 통합할지에 대해선 이야기가 쏙 들어갔다”면서 “호평받던 두 사업을 부활시키지 않을 거라면 약속대로 농식품바우처에 포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먹거리 지원사업을 어떻게 통합할지 고민하겠다”면서도 “당장은 저소득층을 지원한다는 농식품바우처의 골격은 그대로 둔 채 사업 영역을 전국 단위로 확장하기 위한 구상 마련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농민신문] “유전자변형작물 시장개방 요구 대응책 필요” 
[농수축산신문] [2024 신년특집] 재배적지 바꾸는 기후변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