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고액 상습 명단 공개
불법 수입, 저가 신고 적발 증가
부정 입찰 차단 등 개선 나서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4. 1. 1
수입 농축수산물에 대한 관세 체납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불법 저가 신고와 자유무역협정(FTA) 규정 위반 등이 적발돼 추징된 것으로, 매년 농산물 교역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불법 행위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관세청은 최근 ‘2023년 관세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공개된 체납자수(법인 포함)는 228명으로, 2022년 대비 21명 감소했다. 하지만 체납액은 1조2576억원으로 2022년보다 256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액 대부분은 농축수산물에서 발생했다. 농축수산물에서 발생한 관세 체납액은 모두 1조403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82%를 차지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관세 체납액은 2022년(7875억원) 대비 32.1% 늘어나 불법 수입 행위 적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롭게 공개된 개인 체납자 10명 중 5명이 농축수산물 관련 체납자(63억원)였다. 그중 김모씨(50)는 국화를 수입하면서 가격을 실제 거래 가격보다 50%가량 저가 신고하는 방법으로 관세(21.4%)를 포탈한 후 적발된 뒤 추징세액 11억원을 미납해 명단에 올랐다.
재공개된 개인 체납자 중 체납액 기준 상위 10명 가운데 9명이 농산물 무역 종사자였는데, 1위 장모씨(69)의 체납액은 무려 4483억원에 달했다. 장씨를 비롯한 5명은 관세가 630%인 참깨를 저율관세(40%)로 수입하기 위해 정부의 농산물 수입권 공매 입찰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제3자를 바지사장으로 내세우는 방식으로 수입권을 부정하게 낙찰받아 통관한 사실이 적발됐다.
법인 체납자는 상위 10명 중 4명이 농축수산물 수입업체였는데, 1위 업체는 농산물 자유무역지역 반입신고 위반이 적발돼 세액 212억원을 미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축수산물 관련 관세 체납액 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관세청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고세율 농산물에 대한 부정 입찰을 차단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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