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무인 주행 농기계
국내업체 3단계 실용화 상품 출시
농민 피로 줄고 수확량 증가 기대
인공지능 병해충 예방
수집 영상 이미지 활용 진단 처방
실시간 관찰 통해 방제법도 추천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4. 1. 1
고령화·지방소멸 등의 단어로 대변되는 인구구조 변화는 농업계에 엄청난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구조 변화보다 기술 발전이 더욱 빠르게 이뤄진다면 오히려 농업계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희망찬 시각도 분명히 존재한다. 농업분야의 과학기술 발전은 노동력 부족과 기후변화 같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줄 것이기 때문이다.
◆ 이상기상 대비하는 ‘스마트팜’...생산성 향상까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스마트팜 보급규모는 시설원예 7076㏊, 축산 6002호 수준이다. 시설원예 기준으로 보면 전체 시설원예 재배면적(5만5275㏊) 가운데 12.8%에 스마트팜이 보급됐다는 의미다.
물론 이 보급면적의 대부분에는 1세대 스마트팜 기술이 도입됐다. 1세대는 원격·자동제어가 가능한 시설재배 하우스를 뜻한다.
다만 농업계에선 2세대(빅데이터 기반 자동제어)·3세대(무인자동화) 스마트팜 보급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반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는 데다 정부 주도의 빅데이터 공유 플랫폼 등이 생겨나며 데이터를 이용한 농업이 확산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어서다.
일례로 농촌진흥청은 2025년까지 연구과제 수행 및 스마트팜농가 데이터의 체계적 수집을 위한 ‘농업연구개발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1단계에서는 모든 연구자가 데이터 플랫폼에서 표준과 품질 수준이 적용된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완성할 2단계에서는 데이터 플랫폼을 각 시·도의 농업기술원 및 센터로 확산해 센터별로 설치된 농업인 교육용 시험장(테스트 베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스마트팜농가 데이터 수집 이후에는 이를 활용한 원격 전문 상담을 지원한다. 마지막 3단계에선 일반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수집한 데이터를 농진청에서 개방할 방침이다.
또 최근 충북도농업기술원에선 국내 최초로 수박 스마트팜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에 성공하는 등 농업진흥기관들도 스마트팜 보급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자율·무인 주행 농기계...원격 영농 가능할까
자율·무인 주행 농기계 개발도 착착 이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종합농기계업체들이 앞다퉈 자율주행 3단계 실용화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LS엠트론은 국내 최초로 자율작업 트랙터를 상용화해 판매 중이다. LS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 ‘MT7’은 자율주행으로 움직일 뿐 아니라 핸들 조향과 작업기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작업을 수행하며, 경작지가 좁은 한국 농업의 특성을 고려해 K-턴(자동 후진과 직진을 통해 K자를 그리며 다음 작업로로 이동하는 기술) 경로 생성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대동은 지난해 4분기 자율주행 농기계 풀 라인업을 갖춰 눈길을 끌었다. 이앙기·트랙터에 이어 자율주행 콤바인까지 출시하며 논농사 주요 농기계에 모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것이다. 운전과 작업기 제어 없이도 농기계가 자동으로 작업 경로를 생성하고 따른다. 자율작업 농기계가 논농업 전반에 보급되면 농민의 피로도는 경감되고 농산물 수확량은 증대되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인공지능 기술…병해충에도 완벽 대비=인공지능의 머신러닝을 통한 기술 고도화도 농업계에서 주목받는 분야다. 특히 민관 모두 영상 이미지 분석을 통한 병해충 진단과 처방에 관심을 쏟는다.
농진청에선 올해 ‘병해충 영상진단 시스템 구축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총 87억8800만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선 31개 작물, 321개 병해충에 대한 이미지를 수집한 뒤 학습·진단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민간의 연구·투자도 활발하다. 팜한농은 2021년 9월 디지털 파밍 솔루션 시스템 ‘팜스올’을 출시하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팜한농 측은 “언제 어디서나 농장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최적의 병충해 방제법을 추천받을 수 있도록 농가 맞춤형 디지털파밍 솔루션인 ‘팜스올’을 고도화해 미래 농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