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양파연합회·한국마늘연합회 주관으로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 도입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양파 등 수급안정직불제 도입 방안 토론회
공익직불제 중 선택형 도입제안
가격안정·경영불안 해소 기대
지역별총량제로 적정면적 유지
계약재배 등 타정책과 병행을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3. 12. 17
기상이변과 생산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노지채소의 수급불안 우려가 매년 확산되는 가운데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를 도입해 수급·가격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정부가 운용하는 선택형 공익직불제에 새로운 수급안정직불제를 포함하자는 정책 제언으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파연합회, 연구용역 보고서 발표…“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로 수급안정 달성해야”=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 도입방안 토론회’에선 한국양파연합회 의뢰로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수행한 연구용역 보고서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 도입방안 연구-양파를 중심으로’에 대한 발표가 이뤄졌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양파연합회·한국마늘연합회 등이 주관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수미 녀름 부소장은 2020년 제도개편으로 현재 정부의 직불제가 기본형 공익직불제와 선택형 공익직불제로 나뉘어 운용되는 상황에서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를 선택형에 신규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소장은 “계속되는 가격 폭락과 수입 증대로 산지폐기를 반복하는 등 농민들은 지속적인 생산 가능 여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며 “안정적 공급을 위해 수급체계를 구축하고 생산·가격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재 생산자들은 수급안정을 통한 농가소득 보장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이 부소장의 진단이다. 이 부소장은 “생산자 설문조사 결과 양파 생산농가는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가격안정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에 직불금을 통한 농가소득 보장과 농산물의 안정적 생산과 판매를 통한 농가 수입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소가 올 7∼8월 양파농가 7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77.5%가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 우선돼야 할 정책’으로 ‘가격안정정책’을 꼽았다.
연구소는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의 원칙으로 지역별 총량제 도입 등을 통한 적정 재배면적 유지를 제시했다. 수급안정직불제는 적정 재배면적을 유지하기 위해 면적 감축 등에 동참하는 생산자에게 직불금을 지불하는 제도인 만큼 적정 재배면적 유지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양파의 경우 2023년 재배면적은 1만7282㏊로, 농림축산식품부 양파 적정 재배면적 추정치 1만6500∼1만7000㏊보다 200∼800㏊ 많았다.
이 부소장은 “양파 주산지별로 적정 재배면적 달성을 위한 휴경과 지역별 총량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휴경 또는 밀·콩 등 자급률이 낮은 작물 재배로의 유도가 필요하고, 지역별 총량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성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는 기존 수급정책과 병행하는 형태로 도입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부소장은 “채소가격안정제·계약재배사업 등 기존 수급정책과 병행해 보완해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다만 기존 선택형 공익직불제인 친환경·전략작물 직불제 등과의 중복 지원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연구소가 추산한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 소요 예산은 42억∼107억원이다. 이는 2020년 정부 생산조정제 단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2000㏊ 감축에 대한 직불 예산은 휴경 42억원, 두류 재배 51억원, 조사료 재배 86억원으로 추산됐다. 2500㏊ 감축 시에는 휴경 52억5000만원, 두류 재배 63억7000만원, 조사료 재배 107억5000만원 등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 부소장은 “연도별 차이는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채소류 가격 폭락 시 수급안정을 위해 시행하는 시장격리·산지폐기 예산만 200억∼400억원에 달한다”며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 추정 예산은 최대 107억원 수준으로 정부와 지자체 예산을 매칭으로 추진한다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채소 직불제로 과잉생산, 가격 폭등 막을 것”=주제 발표에 이어진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채소류 수급안정직불제가 과잉생산 등 해마다 반복되는 수급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문 마늘연합회 사무국장은 “직불제를 시행하면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번 연구에서 나온 대로 민관이 매년 적정 재배면적을 발표하고, 면적을 유지하기 위해 적정 재배면적을 달성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지급한다면 이같은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규정하는 전략작물에 다양한 품목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기흥 아시아농업농촌연구원장은 “일본의 경우 전략작물 안에 지역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작물을 포함시키고 있다”며 “한국도 채소·과수뿐 아니라 면적당 수익성이 높은 작물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마늘·양파 등 채소류 수급관리 및 경영안정을 위해 채소가격안정제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남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서기관은 “적정 재배면적 유지를 통한 수급·경영 안정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정부는 적정 면적 관리, 관측 고도화, 채소가격안정제 등으로 수급안정을 기하고,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지원으로 경영안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
[농민신문] 수입 마늘 99.6% ‘중국산’ 농산물 특정국 의존 심각 
[한국농정신문] 장바구니 물가 호들갑 이후 현실화된 배추·무 가격 하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