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고구마는 10㎏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2만6996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2월(2만6748원)과 비슷하나, 평년 12월(2만7599원)보다 2.2% 낮은 값이다.
고구마값 약세의 일차적인 요인은 소비부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일조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충남 논산·당진, 전북 익산·김제, 전남 해남·영암 등 주산지 생산량이 지난해 7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극심한 소비부진으로 가격이 반등하지 못하고 평년 대비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건 중앙청과 경매사는 “겨울철 날씨가 추워야 소비자들이 군고구마를 찾는데, 최근 날씨가 따뜻하다보니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된 영향까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종영 한국청과 경매사는 “지난겨울에도 고구마 출하주가 가락시장에 7t 트럭 한차 분량을 출하할 때마다 최소 100만원 이상 손해를 봤다”며 “현재 시세가 평년 대비 약보합세이지만, 생산량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비를 겨우 건질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2월이면 창고에 물량이 없는 출하주도 있을 만큼 올해 작황이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고구마는 8∼10월에 수확해 일부 물량은 도매시장 등에 출하하고, 나머지는 저장한다. 이후 이듬해 수확기 전까지 저장물량을 출하한다.
올해 고구마 크기별로 시세 격차가 벌어지는 점도 주목된다. 김 경매사는 “고구마말랭이로 사용되는 크기가 큰 상품이 좋은 값을 받고 있다”며 “아무래도 올해 일조량이 부족해 작은 고구마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공용 수요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세는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소비부진이 심화돼 당분간 시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 경매사는 “연말연시 외식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라 가정용 수요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유통사들도 이미 물량 확보가 어느 정도 끝났기 때문에 한동안은 시세에 영향을 줄 만큼의 큰 수요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농민신문] 미국 유럽 일본 다 안하는데...한국만 ‘농산물 생산연도’ 표시 
[농민신문] 여야, 12월 임시회서도 대치...농해수위도 찬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