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장태평)는 농업·농업인 정의를 재정립하는 문제가 미래농업에 조응하는 농정 설계의 선결조건이라고 본다. 사람과 기술·환경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2012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담아낸 전통적 농업·농업인 개념으로는 효율적인 정책 추진과 예산 집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농어업위는 9∼10월 농어업분과위원회 주관으로 경기·충남·전남·경북·제주에서 지역별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주요 농민단체와 품목단체, 농업법인, 경종·시설·스마트농업·축산 등 개별농가와 청년농·귀농인 등이 다양하게 참석한 자리였다.
농업인 정의에 대해선 현행 기준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많았지만 대안을 놓고는 ▲기준 상향 ▲기준 유지 ▲유형별 기준 적용 등 주장이 엇갈렸다. 전업농들은 현행보다 농업인 문턱을 높이고 직불금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진입장벽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현행 기준을 유지하자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농촌의 고령화·과소화 현상을 막기 위해 청년농·신규농 유입을 늘려야 하는 만큼 굳이 기준을 까다롭게 할 필요가 없다는 차원에서다.
답변의 결은 지역에 따라 갈리기도 했다. 전남에선 전업농을 고려한 기준 상향 의견이 많았다. 농지 임대차계약서 없이 실경작하는 임차농 보호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농지 가격이 높은 경기권에선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농업인 검증체계를 강화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농업방식 다양화로 포괄적 정의가 어려운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있었다. 충남 등에선 이를 감안해 은퇴농과 청년농·중장년농·신규농 등 농업인을 유형화해 정책사업별 대상을 규정하자는 논의가 활발했다. 제주는 말을 사육하는 초지농가를 농업인으로 인정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농업의 정의 개편을 놓고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기술·환경 변화로 농업방식의 다양화 추세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영농형 태양광, 스마트팜, 6차산업 등에 맞는 농업활동 인정이 필요하고 농업경영체 등록 기준도 변경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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