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에서 지난 4월 배추 팰릿 하차거래가 의무화된 이후 8개월이 지난 현재도 주산지에서는 팰릿 하차거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도매시장 출하를 위해 출하작업이 한창인 해남군, 진도군 등 김장배추 주산지에서 만난 출하주, 농업인 등은 팰릿 하차거래는 현실과 동떨어진‘엉터리 정책’이라고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배추밭에서 1차 수확작업을 하고 수확한 배추를 평지로 이동시켜 평지에서 최종 출하작업을 하는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인력, 비용, 시간 등 추가적인 부담이 크다고 공통된 불만을 제기했다.
땅끝해남영농조합 이승필 대표는 “팰릿 하차거래를 위해 수화한 배추를 평지로 이동시켜 최종 작업을 해야 하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대부분 도로변에서 진행되는데 비용 부담도 문제지만 이동하는 차량으로 인한 사고 위험은 더 부담이 된다”면서“이보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부담을 안고서 도매시장으로 출하한 배추값이 형편없을 경우 농가들의 막대한 손해는 누구한테 하소연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는 대부분의 출하주들은 팰릿에 배추를 싣고 랩핑한 뒤 지게차로 5톤 차에 물건을 싣는 과정 모두 평지에서 이뤄져야 하다 보니 경사진 포전과 평지의 거리에 따라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비가 오면 작업이 몇 곱절 힘들어진다고 하소연을 했다. 요즘 5톤트럭 한 대 출하할 경우 출하비용은 2백여 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지난 9일 가락시장 배추 경매 시세는 10kg 상품 한망이 5천원대에 머물러 최소 8천원대를 받아야 생산원가를 보존 받는 것을 감안할 경우 출하할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선농산 황철웅 대표는 “무·배추 출하 농업인인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출하작업에 필요한 지게차, 발전기, 랩핑기 등의 장비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임대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면서 “물론 팰릿 하차거래도 어느 시점에 정착할 수 있겠지만 당장 비용과 시간, 인건비 상승 등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출하주, 농업인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고 지적했다.
이승필 대표는 “물류 효율화를 앞세운 팰릿 하차거래 시행으로 분명히 누군가는‘득’을 취하고 있을 것인데 문제는 하차거래도 발생한‘득’이 산지와 전혀 공유가 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라며 “일방적으로 산지만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정책이 과연 안착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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