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적응 위한 지속가능한 농업 전략 포럼
농작물 저온·호우 피해 반복돼 생산기반 시설 재해 대응도 취약
“전방위적 전략 필요” 한목소리
농진청 “2025년 농림위성 발사”
농민신문 오은정 기자 2023. 11. 12
농업은 기후위기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받는 산업이다. 올 한해만 해도 봄철 이상저온과 가뭄, 여름에는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컸다. 최근에는 갑작스러운 우박 피해까지 발생했다. 매년 기후위기로 농업 피해가 반복되는 만큼 농업의 기후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작업이 절실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예측 고도화부터 농산물 재배기술 변화, 농업 생산기반 시설의 보완까지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기후위기 적응을 위한 지속가능한 농업 전략 포럼’에서도 이런 주문이 나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국내 농업이 이미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 과수의 재배적지가 북상했고, 아열대작물 재배면적은 1월 기준 330㏊에 이를 정도로 커졌다.
농업용 댐, 배수장 등 농업 생산기반 시설도 기후변화에 취약성을 드러냈다. 지난해 경북 포항·경주의 농업용 저수지는 태풍 ‘힌남노’로 물이 넘쳐흐르는 월류 현상이 발생했다.
유승환 전남대학교 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농업용 저수지는 흙으로 만들기 때문에 월류는 곧 저수지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당시 극한강우에 따른 농업용 저수지 범람은 농업 생산기반 시설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에 경각심을 주는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분야의 우선 과제로는 ‘기후변화 예측의 고도화’를 꼽았다. 김광수 서울대학교 농림생물자원학부 교수(국가농림기상센터장)는 “기후변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예측 자료를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옥선 농촌진흥청 신농업기후대응사업단장은 “2025년 농림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농작물 생육 상황, 수량 추정에 보다 고도화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영농현장의 의사결정에도 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사시 사료 곡물 등 수입 곡물의 수급 안정을 위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민식 포스코인터내셔널 상무는 “한국은 곡물 수입량이 세계 6위권이지만 국내 기업은 국제 곡물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초기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고 투자를 회수하려면 매우 오래 걸리기 때문에 국내 기업 육성을 포함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주요 농산물 생산지에 대해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평가를 고려해 안정적인 곡물 수급방안을 기업에 제공해야 한다”며 “국내 농업의 기후변화 적응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식량안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농업 생산기반 시설의 재해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유 교수는 “농업 생산기반 시설은 한번 설계하고 구축하면 30∼40년은 쓴다”며 “최근 시설물의 설계 기준에 기후변화의 영향과 취약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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