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8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기관의 2024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 계획안 등을 심사했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앞줄 왼쪽)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병진 기자
농해수위 내년도 예산안 심사 돌입
비료·에너지비용 등 지원 예산 대거 깎이거나 사라져 거센 비판
“농민 절실한 사업이 우선돼야”
농업직불금 예산 보완 주문도 “이대로면 5조원 약속 못 지켜”
청년농 육성·미래 먹거리 개발 “정부 공언대로 확충해야” 촉구
농민신문 양석훈 기자 223. 11. 10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8일 전체회의에서 ‘2024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상정하고 심사에 착수했다. 여야는 농업 예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른 점은 반기면서도 무기질비료 지원사업 등 농가 피부에 와닿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데는 아쉬움을 표했다.
◆예산 늘었다는데…“농가 피부에 안 와닿아”=내년도 농업 예산은 18조3330억원 규모로 짜였다. 올해 예산(17조3574억원) 대비 5.6% 늘어난 액수로 농업 예산 증가율이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2.8%)을 넘어선 건 18년 만이다. 이에 대해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최근에 없던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증액된 예산 우선순위에서 농가에 필요한 사업이 뒤로 밀렸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은 “부문별로 보면 농촌복지·지역개발 예산은 6% 감액된 반면 동물복지 예산은 25% 늘었는데, 이게 타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비 급등에 따른 농가 지원 대책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안 의원은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을 지원하는 예산 1000억원이 삭감됐고 면세유값 급등에 따른 유가연동보조금 지원사업도 내년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밖에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됐는데도 차액을 지원하는 예산은 보이지 않고 3년째 폭등하는 사료값 구매자금 지원 예산도 삭감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사료·면세유 등 (농가를 어렵게 하는 게) 많은데 무엇보다 무기질비료 지원사업이 중요하다”면서 “정부도 노력할 테니 의원님들도 도와달라”고 답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은 수입양곡대 증가 등에 따라 양곡관리특별회계 적자규모가 커지고 이를 메우기 위한 일반회계 전입금이 내년에 2조2838억원(2018년 1조2963억원)까지 늘어나는 점을 두고 “‘농민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농민을 울리는 예산’이 늘었다”면서 “예산이 농민에게 도움이 되는 곳에 쓰이도록 정부의 전략적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업직불금 예산 보완 필요=농업직불제 예산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정부는 올해 2조8000억원 규모인 농업직불제 예산을 내년에 3조1000억원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어기구 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은 “윤석열정부가 임기 내 농업직불제 예산을 5조원까지 확충하겠다고 했는데, 이대로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전략작물직불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은 “정부가 올해 하계조사료에 대한 전략작물직불제 참여 신청을 7400㏊ 규모로 받았지만 낮은 소득 등의 문제로 이탈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사료 자급은 축산농가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하계조사료 직불금 단가 상향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농식품부가 가루쌀(분질미)에 집중하는 와중에 밀 등 다른 전략작물에 대한 지원이 줄지 않도록 살펴달라”고 촉구했다. 내년도 농업 예산안에 따르면 논콩과 가루쌀에 대한 직불금 단가는 1㏊당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늘어나는 반면 밀은 동결돼 밀농가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실정이다.
◆미래 농업 기반 확보 차질 없나=청년농 등 농업의 미래를 위한 예산 점검도 이뤄졌다.
박덕흠 의원은 “농촌진흥청의 농업인학습단체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청년농이 활발히 활동하는 4H 조직 등에 대한 지원이 끊기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윤재갑 민주당 의원(전남 해남·완도·진도)도 같은 문제를 지적하면서 “윤석열정부가 핵심 농정과제로 청년농 3만명 육성을 제시하고서도 4H 등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같은 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은 “귀농·귀촌 예산 가운데 교육 예산 127억원이 전액 삭감돼 귀농귀촌센터가 유명무실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홍문표 의원은 “세계 그린바이오 시장은 매해 6∼7% 성장하는데 우리 정부는 그린바이오를 농업의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도 예산은 도리어 삭감했다”면서 예산 확충을 촉구했다. 이밖에 이원택 민주당 의원(전북 김제·부안)은 농업분야 연구개발(R&D) 예산의 증액을 농식품부와 농진청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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