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 자조금단체가 품목 대표조직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제도정비가 이뤄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정부의 자조금 제도개선 방향과 품목별 자조금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공유하고 자조금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6~7일 양일간 경북 문경관광호텔에서 ‘2023년 자조금단체 중장기 발전계획 공유 워크숍’을 개최했다.
농산 자조금은 2013년 의무자조금이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18개 품목의 의무자조금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도입 기간이 평균 3~4년일 정도로 사업 초기 형태로 품목 산업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이 아닌 1년 단위의 소비 촉진을 위한 홍보 위주의 사업이 시행되면서 자조금 도입의 취지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원예농산물 수급관리 고도화 방안’ 대책의 일환으로 의무자조금의 공익적 역할 재정립과 기능을 강화하고자 ‘농산자조금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 개정과 이와 연계된 제도개선을 시행할 방침이다.
제도개선은 전체적으로 법률상의 목적·기능·운영체계 등을 정비하고 품목 단위 생산·유통 자율 조절 이행체계를 뒷받침 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자조금단체를 민법이 정한 사적단체가 아닌 자조금법에 의해 설립한 ‘특수법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한 농산업자·회원의 범위도 생산자 중심의 농업인 등으로 개편하고 당연회원(농업인 등)과 특별회원(가공·저장·유통·수출입업체 등)으로 구분해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자조금관리위원회의 기능을 자조금 조성·운용관리를 넘어 품목의 산업발전을 위한 품목 대표 위원회로 기능을 확장하고 품목별로 5년 단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이행하면 정부는 이를 평가해 매칭자금을 50~100% 차등 지원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다음달 말까지 5개년간의 품목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6월 의원입법 형태로 농산자조금법률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정부는 농업인의 소득안정을 최우선으로 자조금 등 생산자들이 스스로 생산량을 조절해 안정적인 수급조절을 이루고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고민하고 있다”며 “농산자조금법이 만들어진 지 10여 년이 지나면서 일부 품목의 자조금은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발전한 만큼 각 단체에 더 많은 역할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이날 참석한 농산자조금단체 관계자들로 자체적으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생산자단체 스스로 적정 생산량을 유지, 수급 조절과 시세의 안정화를 꾀하겠다고 전했다.
이태문 한국마늘연합회 사무국장은 “올해 안에 안정적인 물량과 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적정 재배면적을 산정하고 이를 유지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더불어 그간 생산량 통계가 기관마다 상이하고 실제 현장과도 배치되는 점이 시세에 악영향을 끼친 경우가 있었던 만큼 경작신고를 통해 더욱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선희 한국양파협회 사무국장도 “농작물 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는 보험비의 90%를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원받고 있다”며 “양파자조금은 거출금 납부와 경작신고를 완료한 농가에 보험금의 2%를 추가 지원하고 있다”고 자조금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밝혔다.
이날 워크숍에선 자조금 사업의 성과 사례도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홍영수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사무국장은 “2021년 무분별하게 수입되는 중국산 조화의 성능분석과 환경영향평가를 서울대에서 진행한 결과 미세플라스틱 등 많은 문제가 발견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김해시를 시작으로 경남도·부산·창원 등과 조화근절협약을 맺고 현재도 고양·예산, 국립묘지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사업성과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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