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주 5일제 도입을 위한 ‘개장일 탄력적 운영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사진은 금요일인 3일 오후 10시경 가락시장 채소 경매장 모습으로 휴장으로 출하가 이뤄지지 않아 텅 비어 있다
시범사업 시행...휴장일 혼란 없어
겨울채소, 과일 출하자 우려 여전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3. 11. 6
국내 최대 공영도매시장인 서울 가락시장에서 주 5일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출하자들의 협조로 당초 우려했던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품목에서 물량 쏠림 현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등 개장일 감축에 따른 영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도매인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출하자들의 반대도 여전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가락시장 주 5일제 시행...물량 쏠림 현상으로 시세 영향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토요일인 4일 가락시장의 주 5일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의 경매가 전면 중단됐고, 도매시장법인은 비상근무를 도입하는 등 휴장이 미칠 영향에 대비했다는 설명이다. 시범사업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이뤄진 결과 휴장 당일 큰 혼란은 없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진구 대아청과 영업3팀장은 “3일 저녁부터 예상치 못한 출하에 대비해 시장에서 비상 대기했지만 다행히 산지에서의 출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필요한 경우 출하자·구매자 요청에 따라 무·대파·양배추 등을 정가·수의 매매로 거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품목에서 물량 쏠림 현상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등 이틀 연속 휴장에 따른 영향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재희 중앙청과 이사는 “과일의 경우 4∼5일 이틀간 거래가 중단되다보니 출하자들이 미리 이틀치 물량을 작업해서 출하했고, 이에 따라 3일 출하량이 전주 같은 날 대비 15% 정도 증가했다”며 “휴장 다음날인 6일에도 물량이 전주 대비 5%가량 늘어 시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과일보다는 저장이 어려운 잎채소류에 대한 시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6일 가락시장에서 깻잎 100속 상품의 평균 경락값은 1만7051원으로, 3일(2만3354원)보다 27% 하락했는데, 전문가들은 물량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곽종훈 동화청과 채소3팀 부장은 “잎채소류는 출하를 무작정 지연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이 쉬는 4일에도 산지에서는 작업이 이뤄져 6일 출하물량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금 시기가 통상적으로 잎채소류 비수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세 하락에 대한 영향을 단순히 물량 증가에 따른 결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반입량이 증가하면서 가락시장 내 물류를 담당하는 하역노조의 업무량 또한 증가한 것으로 타나났다. 서울경기항운노동조합 관계자는 “6일 출하량이 증가해 작업이 통상적인 월요일보다 3∼4시간 길어졌다”며 “업무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보여 향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도매인 의견 엇갈려…겨울 채소·과일 출하자 반대 여전
한편 이번 가락시장 주 5일제 시범사업에 대한 중도매인들의 의견도 예상과 달리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범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채소 중도매인들은 대체로 만족한다는 입장이지만 과일 중도매인 사이에선 매출 감소를 우려해 반대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한정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서울지회장은 “개장일 감축으로 매출 감소가 발생했지만 채소 중도매인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근로 조건 개선이 향후 인력 충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연합회 소속 중도매인들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가락시장만 휴장에 들어가다보니 강서시장이나 경기 구리시장 등으로 거래처들이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연합회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공사에 강서시장도 같이 쉬지 않는다면 다음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딸기·양배추 등 겨울철 성출하기를 앞둔 주산지에선 출하자들의 우려가 여전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학종 제주양배추연합회장은 “일년에 한번뿐인 제주 겨울양배추 출하시기에 시범사업을 강행한 데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제주지역에서 높다”며 “시범사업으로 홍수출하가 나타나 가격이 하락할 경우 공사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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