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분별한 농산물 TRQ 추진 중단해야
한국농어민신문 2023. 10. 13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에 육박하며 2달 연속 3%대를 넘어서자 정부는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품목으로 신선 채소와 과일 등 주요 농산물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초부터 발생한 냉해, 우박, 집중호우 피해 등으로 인한 특수한 수급 불안정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산물 가격 안정화 방안 마련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 그 행보 중 하나가 소비자 물가안정 명분을 내세워 무분별하게 농산물 저율관세할당(TRQ)을 확대해 나가는 정책이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경실련)가 정부의 농수산물 TRQ 운용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양파가격의 하락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말 정부가 민생대책으로 양파 TRQ 물량 확대 추진하는 대다 한국농수식품유통공사(aT)는 2023년산 TRQ 쌀 구매입찰을 공고하는 등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안정을 빌미로 마늘, 건고추, 생강, 계란, 쇠고기, 돼지고기 등 TRQ 도입 계획을 확대 발표하면서 농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고 본 것이다.
요즘 채소와 과일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원인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산물 수급 불균형에 의한 현상이며, 차츰 가격 안정세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런 시점에 소비자물가 가중치가 0.3%에도 못 미치는 농산물을 대상으로 무분별하게 TRQ를 확대하는 것은 농업들의 경제 불안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무분별한 TRQ 운용 계획을 중단하고 소비자물가 안전 대책은 물가지수 가중치가 높은 상품에 집중해 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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