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18일 서울 코엑스에서 ‘2023 한가위 명절선물전’이 개최됐다. 추석 대목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농식품 선물세트 구매는 저조했다.
냉해, 집중호우 등 잇단 재해에 과일 등 수급 줄고 가격 상승
기업 선물 구매 빈도도 감소 소비자 상품성 신뢰도 낮아져
한국농어민신문 안형준 기자 2023. 8. 22
올 추석 농식품 경기가 경기침체와 농식품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한가위 명절선물전’을 방문했을 때 행사장은 한산했다. 예년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농식품 선물세트를 구경하거나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정반대의 모습이 펼쳐진 것이다. 부스 내에 전시된 제품의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실물 대신 박스만 전시하는 곳도 더러 있었다.
사과와 사과즙 선물세트를 판매하기 위해 충북 청주시에서 올라온 이명덕 예뜰사과의정원 대표는 올해 추석 경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이상기후로 인해 냉해와 우박, 태풍 피해를 연이어 입은 탓에 흠집과 낙과 피해를 입었고, 이 결과 기존 생산량의 30%도 채 되지 않아 가격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만 하더라도 사과 5kg(15과) 기준 3만원에 판매했던 게 올해는 4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사과즙도 사과 생산량이 줄다보니 가격이 20%가량 상승했다.
올해 자연재해가 연이어 발생하다보니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신뢰도도 감소했다. 알이 작거나 당도가 낮을 것이라 판단한 소비자들이 사과보다는 사과즙으로 구매를 변경했다. 여기에 더해 경기침체까지 장기화되며 기업들의 선물 구매 빈도도 줄어든 상황이다.
이명덕 대표는 “올해 초부터 냉해와 우박, 태풍이 연달아서 발생해 사과를 정상적으로 출하할 수 없게 됐고, 사과가 부족하다보니 사과즙도 제대로 생산할 수 없게 됐다”며 “경기침체로 소비자 지갑이 얇아졌는데 상품 가격은 오르다보니 올해 추석 대목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가격이 대폭 상승한 건 농산물뿐만이 아니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수요 급증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천일염의 가격은 작년보다 대폭 상승했다. 이날 천일염 부스에서는 2020년산 20kg 천일염을 6만5000원, 2021년산 6만원, 2022년산을 5만5000원에 판매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1만5000원~2만원이었던 것에 비해 3배가 오른 것이다. 가격이 높다보니 소비자들은 구경만 할뿐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행사장을 찾은 이명숙(63) 씨는 “뉴스에서 천일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직거래장터에 직접 나와 봤는데 가격이 예상했던 것에 비해 너무 높아 구매하지 못했다”며 “올해 김장은 직접 배추를 절이기보다 절임배추를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행히 불경기 영향을 덜 받는 제품도 있었다. 바로 장류다. 장류는 제품을 1년 이상 숙성을 하기 때문에 공급에 문제가 없었다. 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농수산물 선물에 한해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조정한 후 장류선물세트를 주문하는 기업이나 백화점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김인관 한국맥꾸룸 부장은 “김영란법의 선물 상한액이 10만원으로 조정된 이후 정부 기관이나 기업, 백화점에서 장류선물세트 주문이 늘었다”며 “다행히 불경기 영향은 덜 받지만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제품군을 꾸릴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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