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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신문] “커피·통신료 더 비싼데...농산물가격, 생활물가 주범 아니다”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3-08-11 |
조회 |
1715 |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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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물가 부담률, 채소 과일 3.4%, 커피 3.7%, 통신료 4.8%
정부, 수입·방출 등 소비대책 ‘먼저’ 농업보호 대책은 ‘뒤’ 로
농업인신문 유영선 기자 2023. 8. 11
‘폭염·태풍으로 치솟는 밥상물가’‘빨간불 들어온 밥상물가, 태풍상륙에 더 오른다’ ‘태풍만큼 무서운 밥상물가’ ‘추석 전 밥상물가 초비상’ ‘밥상물가 고공행진’...
모든 언론과 정부의 정책 방향이‘밥상물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밥상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그에 앞서 농산물 흉작·실작을 몸으로 맞고 있는 농민들의 생산기반과 소득 기회가 실종됐다는 원인이 전제된다. 때문에 밥상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진앙지인 농업을 직접적으로 손 볼 문제다.
하지만 정부는 ‘밥상물가를 잡는’ 방책으로, 농산물 수입물량을 늘리고 할인행사에 주력하는 소비중심 대책을 택하고 있다. 지류의 둑이 터져 경지가 유실되고 병해충에 수확물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적은 투자로 당해년도 농산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경제 효율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긴급’ ‘선제적’ 이란 표현이 동원될 정도로, 정부의 ‘소비중심’ 농산물 수급대책은 순발력 있고 성공률이 높다.
반면 생산중심의 농산물 수급대책은‘돈이 많이 들고 표시가 안 나는’부분이다. 농작물 품목별·성장단계별 환경, 지역별 관리 특성, 경영체별 지원 체계, 관련 보험 손해평가 등 규정을 정하고 끊고 맺을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농업재해대책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농업을 보호해주는 유일한 근거법이다. 이들 법은 자부담과 융자처리가 대부분인 보수적 평가 방법을 지향한다. 매년 발생해서 농민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는 이상기온에 따른 자연재해는 아직 각자도생에 맡기는 상황이다.
수입산 농산물로 수급조절이 가능한 정부의 입장에선 농민의 존재가, 식량위기가 초래되기까지는 아직 귀담아 둘 대상이 아니다. 유권자 비중도 나날이 줄어드는 농민계층은, 자연재해에 무방비 노출된, 농사짓는게 죄라면 죄가 되는 현실에 있다.
농사짓는 사정을 살펴보는 것보다 더 급하게 수입산을 들여오고, 부족하지도 않는데 가격 오를 것에 대비해 ‘선제적’ 으로 창고 물량을 방출하는 우리나라 농산물 수급 정책의 메커니즘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경제전문지 등의 언론을 동원해 전 국민을 상대로 충격을 남발하고, 이를 통해 물가안정이라는 대의명분을 축적, 국내산 농산물의 가격 인상요인 싹을 잘라버리는 정책적 루트는 언제까지 관성을 유지할까.
이들 바뀌지 않는 수급정책 때문에 모든 숨통이 막힌 농업이 함몰되고 있다. 상추·시금치가 비싸면 잠시 안 먹으면 될 일인데, 굳이 물량을 풀어 농사짓는 사람을 포기하게 만든다.
마늘·양파 수확기에 수입을 서둘러 ‘로터리 치게’ 하고, 대형매장 할인행사로 생산비 보상의 유일한 기회인 가격 회복 요인을 삭제한다. 농민은 직거래도 삼가야 한다. 생산비만 매겨서 팔고 싶어도 이미 수입산 가격경쟁에 밀린다.
“이달 하순이면 무·배추값 떨어진다”
농식품부는 발표하는 보도자료 마다,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3만6천ha, 가축폐사 97만마리 등이라는 설명과 함께, (물가안정)수급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 기다렸다는 듯이 터져나오는 언론보도는 배추값 138%, 무 132%, 참외 200%, 시금치 116%, 상추 90% 등을 연발하고 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 로 발생했던 ‘김치 품절’ 이 재현될 조짐이라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김치 품절은 없었다. 기록에 약한 소비층을 없는 기록으로 자극하고 있다.
한달새 100%이상 값이 급등하는 농산물을 굳이 지금 사먹을 이유는 없다. 2주일 후면 가격이 가라앉을 농산물을 시급히 수입할 이유도 없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관측정보에 따르면 올해 김치업체의 노지봄배추 저장 보유물량이 많기 때문에 여름배추 생산량이 줄더라도 가격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9월 도매가격 출하량 증가가 예상돼 가격 하락이 자명하다는 관측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잠시 김치를 늦춰 담그면 될 일이다.
무 또한 봄에 노지 무의 저장량이 늘고 여름무 출하면적이 증가하면서 8월 도매가격이 1만6천원(20kg) 내외로 떨어졌다. 평년대비 하락한 가격대다. 여름 양배추는 생산량이 전년대비 4% 가량 증가했다. 생산량 예측치인 단수 또한 2.7%(전년대비)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양배추도 안심이다.
8월 양파가격은 평년보다는 높으나, 지난해보다 kg당 100원 정도 낮은 1천300원대에 도매값을 형성하고 있다. 등폭의 수준이 완만하기 때문에 소비자부담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마늘 또한 깐마늘이 이미 싸게 거래되고 있다. kg당 도매값이 전년보다 1천700원 정도 하락한 6천8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8월 대파가격도 1천950원(kg) 내외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채소·과일 합쳐봐야 생활비의 3.4%”
통계청은 최근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하면서, 농축수산물 상승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전체 0.1%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신선채소는 전년대비 5.3% 하락했고, 신선과일은 5.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전월에 비해 신선채소가 7.2% 상승했고, 과일 또한 5.4% 올랐다. 집중호우로 인한 여파로 진단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1% 상승에 그쳤다. 전체 물가지수에 농산물의 비중은 그만큼 낮다는 뜻이다.
6월에 비해 사과17.0, 상추 83.3, 시금치66.9, 오이23.2, 토마토10.2, 파9.7, 열무55.3, 배추6.1 등 상승폭을 보였다. 물론 수입산 방출로 일부 물가지수 급등을 상쇄시키는 품목도 있었으나, 농산물의 생활비 부담은 전달보다 컸다.
하지만, 가정마다 생활비 부담률을 나타내는 품목별 가중치(총지수,1000)를 따져보면, 과일은 16.2, 채소(해조 포함) 18.4 등으로 나타났다. 백분율로 계산하면 합쳐서 3.46%란 얘기다. 한달에 생활비 100만원을 쓴다면 이중 농산물값은 3만원 남짓이란 것이다. 오히려 커피·차값이 3.7%를 차지한다.
소비의 오해가 분명한 대목이다. 휴대전화 이용료인 통신비가 4.8%이고, 외식비용 등의 음식·숙박비가 13.1%로 높다.
최근 방송·신문 등의 물가 관련 보도를 보면, 국제유가 상승 등 기저효과가 끝난 상황에서 모든 물가상승의 ‘주범’ 을 장바구니물가, 밥상물가 등으로 요약하고 있다.
4인가족 커피값, 휴대전화 이용료보다 낮은 농산물값을 잡는다는 이유로, 농사를 빨리 포기하게 하고, 농업생산기반 붕괴를 자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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