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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폭염구급대 꾸리고 쿨링포그 설치...지자체 ‘더위와 전쟁’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8-03 조회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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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볕더위 대책 마련 온힘

         낮 40℃ 육박...이달 지속 전망,  온열질환 속출...사망 전년 2배

         야외활동 잦은 농어촌 빨간불  드론 띄워 작업자 실시간 확인 

         인공지능 활용 취약계층 돌봄  쉼터 운영, 양산 대여 등 시행


                                                                       농민신문 최상일 기자 외  2023. 8. 2

 
 한창 장마철 폭우가 쏟아지더니 이젠 폭염이 기승이다. 지역에 따라 한낮 최고 기온이 40℃ 가까이 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도 잇따른다. 질병관리청은 7월31일 기준 올해 온열질환자가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주민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버스 정류장에 인공안개를 분무해 주변 온도를 낮추거나, 각 소방서에서는 ‘폭염구급대’를 운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숨 막힐 듯한 불볕더위, 인명 피해 속출=그야말로 살인 더위다. 중부권을 강타한 폭우가 그치자마자 불볕더위가 땅을 데우면서 한낮에 걷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1일 경기 여주는 38.4℃, 안성이 38.2℃를 기록하면서 그야말로 ‘끓는 한반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폭염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기온이 30℃ 후반을 유지하면서 야외활동이 잦은 농촌을 중심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1일 경북 영천시 화산면에서 밭일을 하던 70대 여성이 쓰러져 숨졌고, 같은 날 오후 4시께 전북 정읍시 이평면에서 논을 돌보던 80대가 열이 올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월31일 기준 온열질환자는 모두 1191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는 13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6명과 견줘 2배 이상 늘었다.

찌는 듯한 더위에 가축도 죽음의 문턱에 서 있다. 같은 날 기준 폐사한 가축은 15만3307마리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금류가 14만4079마리, 돼지가 9288마리다.

기상 전망도 암울하다. 이달말까지도 폭염이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수증기를 잔뜩 머금은 더운 성질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북태평양고기압 위에 뜨거운 성질을 지닌 티베트고기압까지 똬리를 틀면서 무더위가 쉬이 지나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장익상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은 “21일까지 지금과 기온이 더 비슷하거나 올라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면서 “중간중간 소나기가 내리겠지만 잠깐 온도를 내리는 데 도움이 될 뿐 더위를 몰아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론과 인공지능(AI) 스피커 동원 주민 건강 돌봐=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며 주민 생명까지 위협하자 각 지자체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이들의 건강을 돌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최신 기술을 활용해 폭염 피해를 예방하는 지자체가 주목받는다. 대표적인 기술이 드론이다. 드론은 차량이나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예찰활동을 할 수 있다. 가령 논밭에서 작업을 하다 온열질환으로 쓰러진 농민이 있으면 드론을 작동하는 사람에게 실시간으로 영상이 전송돼 발 빠르게 대응하는 식이다.

부산시는 기장군과 강서구 같은 농어촌 중심 지역에서 드론을 띄워 야외 작업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시 관계자는 “공무원이 차를 타고 현장을 둘러보는 데 한계가 있어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염 취약계층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곳도 있다. 경남도는 장애인·만성질환자 등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 8500여명에게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AI 스피커를 보급하고 폭염경보 발령 때 행동요령을 자세히 안내한다. 또 AI 스피커가 생활 반응을 감지할 수 있어 거주자의 문제가 생기면 의료기관 등에 알려주기도 한다.

이도완 도 복지보건국장은 “인공지능 통합돌봄센터에서 AI 스피커를 활용해 위급 상황에 놓인 취약계층을 긴급 구조한 사례가 올해만 84건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전국 각 소방서에는 ‘폭염구급대’를 따로 운영한다. 폭염구급대는 일반 구급차 안에 얼음조끼와 아이스팩 등 폭염 구급장비 9종을 구비해 다닌다. 다른 구급 출동으로 폭염구급대가 출동하지 못할 때를 대비해 소방펌프차에도 폭염 구급장비를 비치해놨다.

충남도소방본부 관계자는 “도내 119구급차 111대를 폭염구급대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쉼터에서 양산까지 총동원=경남 밀양시는 9월30일까지 폭염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간 스마트복합쉼터 17곳을 운영한다. 스마트복합쉼터는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버스 정류장으로 오전 5시30분부터 자정까지 냉방기를 가동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폭염에 대비해 ‘양심양산사업’을 시행한다. 제주시는 시청 종합민원실과 읍·면·동사무소 28곳에 2300여개, 서귀포시는 19곳에 420개의 양산을 준비해 필요한 이들에게 빌려준다.

강원 평창군도 군청과 읍·면사무소 8곳에 각 40개의 양산을 비치, 주민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빌려 쓰고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경남 의령군은 6월 5000여만원의 군비를 투입해 이용자가 많은 버스 정류장 2곳에 쿨링포그시스템을 설치했다. 쿨링포그란 정수 처리한 물을 안개 형태로 분사해주는 시설이다. 군 관계자는 “쿨링포그를 설치하면 주변 온도를 3∼5℃ 낮춰줄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면서 “해마다 폭염의 강도가 세지자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고자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밖에서 일을 하다 정류장에 잠시 더위를 피하러 왔다는 강효덕씨(74)는 “정말 숨이 막힐 정도의 무서운 더위인데 그래도 여긴 선풍기랑 안개 나오는 기계를 달아놔서 한결 낫다”며 “노약자들한테 참 좋은 시설”이라고 만족스러워했다.

경기 여주시는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 6곳에 아이스박스를 배치하고 매일 350㎖들이 생수를 40병씩, 총 240병 공급한다. 세종대왕면에서도 자체적으로 1곳에 아이스박스를 설치하고 매일 350㎖들이 생수 50∼60병을 제공한다. 시 관계자는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는 전문가 의견을 받아들여 제도를 시행하게 됐다”면서 “시내 식수 접근성이 향상돼 주민 반응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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