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대에 올라서기 전에는 언제나 오감이 곤두섭니다. 대아청과를 믿고, 경매사를 믿고 물건을 출하하는 생산자들의 신뢰에 부응하고자 합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항상 전력을 다해 경매에 임하고 있습니다.”
김찬겸 대아청과 영업1팀 차장. 국내 배추와 무 유통의 큰 흐름을 쥐고 있는 대아청과의 고랭지 무 산지 점검 현장에서 만난 그는 경매사의 가장 큰 보람은 농업인들의 땀과 노력에 상응하는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중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유통에 관한 호기심으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의 경매 현장에 뛰어든 이후 국내 농산물 기준 가격을 정한다는 자부심으로 20년간 현장을 지킨 김 차장은 이제 산지와 시장으로부터 ‘무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출하 작업이 한창인 무밭에서 상자에 담기지 못한 무 하나를 집어 든 김 차장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굵고 빛깔도 좋은 무지만 미세한 상처가 있고 잔뿌리도 많아 품위가 떨어지는 상품”이라며 “당장은 아까울지 몰라도 객관적이고 철저한 선별은 수취가격을 올리고 장기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농가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안정적인 농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절한 정책이 동반돼야 함을 지적했다.
그는 “열과 성을 다해 키우고 관리해도 한계치를 넘는 비바람과 무더위, 한파가 몰아치면 불가항력으로 피해를 보는 것이 농산물”이라며 “일반 공산품과는 다른 농산물의 원가, 생산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정책과 수급 조절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김 차장은 산지와 꾸준한 소통을 통해 인건비, 운송비 등 농산물 출하 제반 비용을 점검해 출하주들의 원가를 파악하고 최소한 그 이상에 거래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주 5일제, 온라인 도매시장 등 각종 변화에 직면한 농산물 도매시장의 현안과 관련해서도 그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는 것은 필요하지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농업인들의 편익”이라며 농업 관련 정책의 근본은 농업인을 고려해야 함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