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일기 변화로 롤러코스터 지속될 것 예측
여름배추 재배면적 평년보다 4.5% 감소 ‘5천ha’
정부, 봄배추 1만 톤 비축...··수급 불안 시 방출할 것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2023. 7. 21
고랭지 배추의 상징적인 지역인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 일대는 푸른 배추밭으로 가득했다. 최근 최근 계속된 집중 호우로 매봉산 농지 일부 경작지가 유실되면서 피해는 있었지만 국지적으로 내려 대규모 피해는 없었다. 태백농협에 따르면 배추 계약재배 면적 9만 8,863㎡ 중 총 1만 1,900㎡가 경작 불능 상태에 빠지는 등 약 10%의 피해가 집계되고 있다. 다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으로 전체 재배 면적의 30% 정도는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산지 유통인들의 이야기다.
고랭지 배추는 비 피해에 취약하다. 장기간 장마에 시달리고 햇볕이 쨍쨍 내리쬐면 무름병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최근 내린 장맛비로 고랭지 배추 재배 현장에서는 곳곳에서 무름병이 관찰됐다. 장맛비가 지속되면 고랭지 배추 재배지의 40%가 경작 불능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추는 평균 18~20도에서 가장 잘 자라지만 최근 태백에서는 35도 이상의 온도를 기록하는 날이 잦아지면서 고랭지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기후 변화가 관찰되고 있어서다.
현장에서 만난 정승래 산지유통인은 “강원도 고랭지 배추 생육상황은 그리 좋지 못하다. 지금은 상태가 양호해 보이지만 70%만 건질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엇갈린 전망도 나온다. 태백농협 관계자는 “현재 작황 상황은 양호하나 장마 전후 고온 다습한 환경으로 무름병 등이 생산단수 감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10a당 5.1톤의 평년 생산 단수 수준으로 예상되며, 전년과 비교해 10% 내외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생육상황은 평년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향후 장맛비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 했다. 최병선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장은 “최근 계속 비가 내려 당초 출하날짜보다 일주일 가량 앞당기는 바람에 시세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산지유통인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강원도 상황을 감안, 7월 말에서 9월초에 나오는 배추 물량은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8월 20일이 시세 반등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9월 달 추석갈이 배추 면적은 많이 식재됐지만 결국 고온과 폭염, 그리고 장마가 향후 시세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강원도 준고랭지인 횡성의 안흥, 둔내, 평창의 계촌, 방림, 진부, 정선, 삼척, 경북의 봉화지역에서 본격적인 출하가 이뤄지고 있다. 준고랭지 재배면적은 대체작물 전환 등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고, 여름철 국지성 소나기와 집중 호우, 연작피해로 인해 자연 감모율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생산량은 평년과 비교해 다소 감소하고 있는 상황.
정부에서는 향후 배추 수급 동향을 살피며 봄배추 1만 톤, 봄무 6,000톤을 비축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여름배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4.5% 감소한 5,085ha로 예측, 작황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생육이 좋은 무·배추도 강우 후 고온이 되면 무름병 등 병해가 일시에 확산되어 작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병해 방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말한다.
국내 최대 배추 유통 도매시장법인인 대아청과 관계자는 “향후 배추는 일기에 따른 반입량 변동성이 크게 증가하고 상품 간 가격 편차도 두드러지는 등 여름철 널뛰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휴가철 일반소비는 주춤해 시세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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