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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신문] 농촌도 소금 사재기...농협·식품업체, 물량 달려 ‘발 동동’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6-29 조회 1703
첨부파일 20230628500639.jpg
* 충남의 한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소금 매대에 일부 대용량 소금이 모두 팔려 비어 있다.


        일본 방사능 오염수 우려가 대란 낳아…농업계 ‘아우성’
        日 방류 앞둬 수산물 불신 영향

        지방 유통망 열악…품귀 심각김치공장 가동까지 차질 빚어
        출하량 늘려도 수요 못따라가
        2~3년 소비 얼어붙을까 걱정


                                   농민신문 아산·보령·홍성=서륜, 신안=이상희 기자  2023. 6. 28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불신’이 커진 탓에 소금을 확보하려는 쟁탈전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도시는 물론 농촌에서도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며 마트마다 소금이 동이 났다. 소금 주산지인 전남 신안은 지난해보다 출하량을 크게 늘렸지만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잡기에 힘이 달린다. 소금 공급업체 사이에서는 장마가 끝나는 7월이 지나야 ‘소금 대란’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소비자도, 식품제조업체도 ‘소금 없다’ 아우성=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내 소금 품귀 현상이 극심해졌다. 제주 서귀포에서는 20㎏들이 천일염 700여포대(2100만원 상당)를 훔치려다 경찰에 붙잡힌 사람까지 나타났다.

특히 생활필수품 유통망이 열악한 농촌 마트 매대에서는 소금 제품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이대흠 충남 논산계룡농협 하나로마트 분사장은 “원래 이 시기는 천일염 비수기여서 하루에 잘해야 20㎏들이 5∼6포대를 팔았는데, 이번 사태가 벌어지자 200포대씩 나간다”며 “최근 간신히 물량을 구해 판매를 이어갔지만 5㎏들이 이하 소포장 천일염은 우리도 구할 수가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홍성 홍동농협도 천일염 품귀 현상이 계속 이어지자 조합원은 1인당 20㎏들이 5포대, 비조합원은 2포대로 구매 제한까지 뒀으나 6월 둘째주에 모든 물량이 소진됐다.

소금을 많이 쓰는 식품업체도 발을 동동 굴렀다. 김치·젓갈 생산업체가 대표적이다. 충남에 있는 한 농협 김치가공공장은 1주일에 천일염 1t가량 사용하는데, 현재 재고량은 3주치 사용분에 불과하다. 거래처에 천일염을 주문했으나 2주가 넘게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관계자 말이다.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 공장 관계자는 “이전에 20㎏들이 한포대에 2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3만∼4만원은 줘야 할 것 같다”며 “이는 김치제품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판로를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젓갈공장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한달 평균 1t가량 천일염을 사용한다는 보령 오천농협 액젓공장은 최근 천일염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윤형석 액젓공장장은 “새우젓과 천일염 등 젓갈 원료를 국산으로만 사용하는 탓에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 이런 상황에서 느닷없이 천일염 가격이 급등해 경영상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소금 가격이 품귀 사태 이전과 견줘 30∼40% 정도 올랐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금 주산지 평년보다 출하량 크게 늘려도 수요 못 따라가=“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출하작업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에요. 충분히 소금을 생산하는데도 물량이 달리는 비정상적인 상황은 처음 봅니다.”

김대중 전남 신안 비금농협 천일염산지종합처리장 과장은 출하를 앞둔 소금 포대 앞에서 구슬땀을 닦은 후 한숨 돌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 시기에는 원래 하루에 20㎏들이 100포대 정도, 많이 나가야 일주일에 1만포대 정도 나갔는데 지금은 그 100배가 넘는 양이 나간다”면서 “대량 거래처가 아닌 일반 택배 물량만 하루 5t 트럭 7대 분량이 나가는데, 대량 거래처로 가는 25t 트럭까지 포함하면 우리 농협에서만 하루 10대 안팎의 트럭이 소금을 싣고 육지로 나가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도초농협은 지난 한주(19∼24일)간 20㎏들이 소금 3만5000포대를 육지로 내보냈고, 하의도에 있는 남신안농협도 하루 8000포대에서 최대 1만포대까지 포장작업을 소화했다. 원래 소금은 5월 젓갈용과 8월 이후 김장용 수요로 양분돼 있어 이맘때는 비수기에 접어드는데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김경철 도초농협 조합장은 “자고 일어났더니 밤새 부재중 전화가 60여통이나 와 있더라”면서 “평소에 한포대 사던 사람이 다섯포대, 열포대씩 주문하니 물량이 남아날 리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요가 늘었건만 오히려 소금 생산업체는 골머리를 앓는다. 공급 능력을 넘어서는 수요에 대응할 방법이 마땅히 없어서다.

조의정 북신안농협 소금사업소장은 “최근까지 양파와 마늘 수확작업에 일손이 몰리는 바람에 소금 포장할 사람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면서 “게다가 급격하게 늘어난 주문에 포장재는 물론 생산이력제 인증 스티커까지 부족해져 공급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고용선 남신안농협 팀장은 “아마 지금 판매된 소금의 90%는 각 가정이나 업체 창고로 들어갈 것”이라며 “결국 보관 장소가 산지 창고에서 소비지로 옮겨간 것뿐이니 이후 한동안은 소금 소비가 얼어붙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산지에서는 당장 올 김장철은 물론 길게는 2∼3년 동안 소금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산지에서는 7월을 넘어가야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농협을 중심으로 인력을 충원해 작업량을 늘린 데다 신안군의 생산이력제 인증 스티커 발부량도 충분해져 작업 조건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덕분이다.

신안의 한 염전업체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후 2023년산 햇소금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되면 품귀 현상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안군 관계자 역시 “날씨가 좋을 때는 신안에서만 하루에 2000t 이상 생산할 수 있어 사재기 심리가 잡히기만 한다면 상황은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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