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잿빛곰팡이병이 발생한 식물 잎의 아랫면
동태평양 수온 평년보다 높아 역대급 태풍 국내 상륙할 수도
비 계속되면 세균침투 쉬워져 약제살포·잡초제거 등 철저히
농민신문 김다정 기자 2023. 6. 19
올여름 기상 전망이 심상치 않다. 열대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높이 올라가는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수온 상승폭이 2℃ 이상인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 덥고 습한 날씨가 예고됨에 따라 농작물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엘니뇨로 고온·강수량 증가 예상돼=세계기상기구(WMO)는 6∼7월 중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60% 이상이라고 전망한다. 기상청은 “엘니뇨가 나타나면 열대 중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대류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나라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이 강화된다”며 “우리나라 남쪽에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태풍이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도 많아져 태풍의 위력이 강해질 수 있는 만큼 역대 최대급 태풍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우량 증가뿐 아니라 높은 기온도 예상된다. 기상청은 “호주·캐나다 등 전세계 10개 기상청·관계기관이 제공한 기후예측모델에서 6∼8월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확률이 클 것으로 예측됐다”고 발표했다.
◆병충해 급속 확산 우려…주의 필요=이같은 기상 전망에 여름철 농작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반적으로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가 계속될 경우 병충해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비와 세균에 의해 확산하는 탄저병이 대표적이다. 탄저병은 빗물로 1차 전염이 이뤄지고 이후 병원균이 식물체(과실)에 침투하는 세균병이다. 2021년에도 폭우와 긴 장마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며 탄저병 피해가 극심했다.
농촌진흥청은 “탄저병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 예방 차원으로 약제를 뿌려두면 장마 후 약제를 뿌리는 것보다 방제 효과가 30% 정도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긴 비가 이어지면 곰팡이병 역시 기승을 부린다. 일조량이 부족하고 습도가 높은 경우 곰팡이 포자의 발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곰팡이병은 식물체 표면에 형성된 곰팡이가 공기 중으로 빠르게 퍼져 전염되는 만큼 병든 부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병이 발생한 식물체·과실은 봉지 등으로 싸서 버려야 포자의 비산을 막을 수 있다. 또 발병 초기에 적용 약제를 뿌려 전염원의 밀도를 낮춰야 한다.
◆식량작물도 주의해야=모내기 후 비가 자주 내리면 도열병·깨씨무늬병·잎집무늬마름병·흰잎마름병 등의 발생 위험이 커지는 만큼 논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농진청은 “도열병을 예방하려면 지역과 지대별 표준 시비량을 참고해 비료를 주고 잡초는 철저하게 제거·방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병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인 장마 기간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논 주변에서 겨울을 난 먹노린재와 벼물바구미 등의 해충도 논으로 이동해 볏잎에 피해를 주므로 방제해야 한다.
먹노린재는 논 주위 산기슭에서 겨울을 보낸 뒤 6월 상순·중순부터 모내기한 논으로 이동해 벼 줄기와 이삭 즙을 빨아 먹으며 농가에 피해를 준다.
농진청은 “안정적인 벼농사를 위해서는 모내기 직후부터 현장 상황을 수시로 관찰해 신속히 방제함으로써 벼 병해충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물길 정비와 잡초 방제와 같은 재배지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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