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사업’에 참여 중인 경남 함양군 함양읍의 양파밭에서 비닐수거기
농식품부, 우수모델 육성사업
올해 6개 시·군 … 내년엔 15곳 함양 양파 생산 전 과정에 적용
수확작업 일손절감 효과 ‘월등’ “기계화율 86% 달할 듯” 기대
농민신문 함양=하지혜 기자 2023. 6. 18
99.3% 대 63.3%. 지난해 논벼와 밭작물의 기계화율 수치다.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밭농업 기계화 필요성이 대두된 지 오래다. 그러나 밭작물은 종류와 재배 방식이 다양한 데다 농작업 과정이 복잡해 기계화율 진척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농번기 인력 수요 집중도가 높은 밭작물의 주산지부터 기계화를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마늘·양파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 주력=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사업’에 박차를 가해 밭농업 기계화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사업은 작업 단계별로 농기계가 개발돼 있는데도 기계화율이 낮고, 일시적으로 인력 소요가 많은 마늘·양파부터 기계화 우수모델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농촌진흥청의 ‘2022년 농작업 기계화율 조사’에 따르면 마늘과 양파의 기계화율은 각각 61.8%·66.3%에 그친다.
우수모델 육성사업 대상은 주산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마늘·양파 주산지는 각각 14개·13개 시·군이다. 그 가운데 양파 주산지인 전남 무안과 경남 함양, 마늘 주산지인 경북 영천, 경남 창녕이 지난해 사업에 참여했다. 올해는 양파 주산지인 전남 함평·신안이 합류해 모두 6개 시·군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사업 지역을 내년에 15곳, 2025년에 모든 주산지(27곳)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수모델 육성사업은 밭농업 기계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토질과 농지 형태 등이 기계화에 적합한지 분석하는 것부터 시·군 농기계임대사업소의 농기계 구입비용, 육묘시설·메시팰릿·톤백 등 기반 조성비를 2년간 지원한다. 사업에 참여한 시·군은 작목반별로 농기계임대사업소를 통해 5년간 농기계를 임대할 수 있다.
◆함양 등 우수모델 지역 일손 절감 효과 톡톡=일찌감치 우수모델 육성사업에 참여한 주산지에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양파 주산지인 함양이 대표적이다. 함양에선 양파 생산의 모든 과정이 기계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운·정지·파종·육묘·비닐멀칭·정식·방제는 물론이고 수확과 저장도 기계로 한다. 특히 5∼6월 기계수확 작업은 일손 절감에 톡톡한 도움을 주고 있다. 사람 대신 기계가 양파 줄기절단부터 비닐수거·굴취·수집·고소 작업 등을 도맡기 때문이다.
정순우 함양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양파 줄기절단기로 992㎡(300평)를 작업하는 데 30∼45분밖에 안 걸릴 정도로 기계화를 통해 수확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우수모델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함양군 양파작목반의 기계화율은 8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작업 단계별 기계화율을 살펴보면 경운·정지·방제는 100%로 완벽하게 기계화가 이뤄졌고, 비닐피복은 95%, 파종·정식은 79%, 수확은 58%로 나타났다. 모두 평균 밭작업 단계별 기계화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사업 참여농가들은 일부 사항을 보완하면 양파 기계화율을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함양읍에서 기계로 양파농사를 짓는 이홍주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부회장은 “보통 양파를 수확한 후 망에 담는 것에 반해 기계로 작업할 때는 효율적인 수확을 위해서 톤백·메시팰릿에 담는다”며 “대량으로 수집해서 저장하려면 차압송풍저장고를 갖춰야 하는데 설치·유지 비용이 높아 시설이 부족한 만큼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건의를 바탕으로 정부는 차압송풍저장고뿐 아니라 대량 거래시스템과 자동 덤핑기·선별기·포장기 등을 갖춘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구축을 지원해 산지 유통 기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15일 양파 기계수확 현장점검을 위해 함양군을 찾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밭농업 기계화 우수모델 육성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을 통해 정례적으로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우수모델 지역의 기계화 생산성·경제성 분석도 진행하겠다”며 “정부에서 밭농업 기계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농가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