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마늘 주산지 작황이 급변하면서 산지 거래가격이 수급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경남 창녕의 한 농협 공판장에서 마늘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이상기후로 작황 급격 악화
생산량 감소 전망 발표에도 산지가격 도리어 하락흐름
생산자단체 “정확한 수급정보 확산돼야 시세 제자리 찾을 수 있을것”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3. 6. 15
경남 창녕 등 마늘 주산지 작황이 급속히 악화하면서 7월 산지 경매를 앞두고 생산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산지 거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최근 거래 동향이 급변하는 수급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마늘연합회·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등 생산자단체는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산지 가격과 거래 동향이 올해산 수급 상황보다 더 심하게 왜곡돼 잘못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며 “이에 언론 등에서 객관적 자료를 기반으로 보도하는 등 정확한 정보 전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생산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나선 것은 최근 마늘 작황이 급격히 악화해 올 생산량이 당초 전망치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지속적으로 산지 거래 가격이 하락하는 등 수급 상황과 동떨어진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6월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산 마늘 생산량은 31만4000t 내외로, 지난해보다는 8% 증가하고 평년보다는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5월 관측월보 전망치 약 32만7000t보다 1만t 이상 감소한 것이다.
농경연의 마늘 생산량 전망이 감소한 데는 집중호우 등으로 단수가 악화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6월 전망된 예상 단수는 10ａ당 1275㎏으로 5월 전망치(10ａ당 1324∼1333㎏)보다 줄어들었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4월말 저온피해와 5월 상순 집중호우 등으로 병해가 나타나 단수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며 “현재로서는 평년보다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게 관측 기관의 공식적인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올해 마늘 생산량이 평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지만 불확실한 수급 정보로 산지 거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깐마늘 도매가격은 1개월 전 상품 1㎏당 6795원이었으나 13일에는 6325원을 기록, 지난해(8790원)보다 28% 낮고 평년(6384원)과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하락했다.
공정표 창녕 이방농협 조합장은 “현재 산지 농가들이 마늘 가공업체 등과 직접 거래하는 가격은 1㎏당 3200∼3400원으로 지난해보다 20∼30% 하락했다”며 “일부 산지에 대서종 재배면적이 늘어나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인식이 아직 존재하고, 지난해산 마늘 재고가 남은 것으로 파악돼 마늘 가공업체들이 가격을 보수적으로 제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생산자들은 지난해산 마늘 재고 문제가 심각하지 않고 수입도 어려운 상황이므로 국내 수급 현황이 정확하게 반영된 가격 형성이 이뤄지도록 업계에 요청하고 있다.
마늘연합회 등에 따르면 5월 하순 기준 지난해산 재고는 4061t으로 평년(4167t)보다 적다. 특히 4월말 기준으로 정부 보유 재고 1400t 중 일부 물량이 수출용으로 전환돼 올해산 마늘값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생산자단체의 입장이다.
이태문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왜곡된 수급 정보로 과도한 불안심리가 조성돼 산지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확한 관측 정보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평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부의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가능성도 적은 데 반해 최근 시세가 지나치게 낮은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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