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여농산물도매시장.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서 ''A청과'' 피해 호소
이미지 타격에 출하·판매장려금까지 손실 곤혹
A청과, 재발방지 2·3중 안전장치 강화키로 대응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2023. 5. 31
부산 반여농산물도매시장에서 한 경매사가 허위상장 거래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후 변제하지 않고 잠적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도매시장법인이 나왔다. 해당 경매사는 가상의 출하자를 만들어 중도매인에게 부탁, 수년간 지속적으로 허위 거래 신청서를 작성해 수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한 언론매체에서 반여농산물시장 경매사로부터 억대 피해를 봤다는 중도매인을 다룬 기사가 실렸다. 하지만 피해를 봤다는 중도매인도 해당 사건이 불거지기까지 모를 수 있었냐는 의혹이 짙어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정가·수의매매와 경매를 통해 A청과에 소속된 경매사가 허위로 농산물을 수탁, 거래를 조작하고 통장으로 입금된 출하정산대금을 개인과 지인의 계좌로 입금받아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모자인 경매사 B씨는 A청과의 돈을 편취할 목적으로 가상의 출하자를 세워 거래 신청서를 꾸민 후 수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농산물을 수탁한 A청과는 해당 사건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2017년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해당 경매사를 퇴사 조치해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경매사 B씨가 중도매인에게 변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해당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이다.
A청과회사는 자신들이 실질적 피해자라면서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횡령을 저지른 경매사 B씨가 A청과 회사 소속이어서 관리 감독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해당 거래로 지불한 판매장려금과 출하장려금, 도매시장법인의 이미지 타격, 중도매인과의 불화 등에 대해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이번 사건으로 변제를 받지 못한 중도매인은 변제받은 1명을 제외하면 총 4명, 금액은 약 1억 8천만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A청과회사는 관리 감독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19년 9월 A청과 임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금해 2천만 원가량을 중도매인들에게 지급한 바도 있다는 게 A청과 관계자의 전언이다.
A청과 관계자는 "경매사 B씨의 잠적으로 인해 도매시장법인이 입은 유무형의 피해는 말로 다할 수 없다"면서 "마치 도매시장법인이 불법에 편승한 것처럼 호도되고 있지만 실상은 저희도 피해자"라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중도매인들도 해당 경매사로부터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공모했다는 의혹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다만 오랫동안 A청과와 중도매인 간 거래해 왔던 관계를 고려해 고소·고발 등 법적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청과는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경매사 윤리의식 강화를 위한 자체 교육 실시와 업무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면서 “우선 정가·수의(전자거래 포함) 물량에 대한 임원 결재를 통한 검수를 강화하고 반입된 농산물 전체에 대해 하역 담당자가 표준송품장에 직접 서명토록 해 허위 거래에 대한 검수 관리체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유통 전문가는 “현행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에서는 도매법인에 대한 양벌 기준은 강화했지만 이런 공모 범죄에 대한 예방 대책 마련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과 같이 작정하고 불법을 저지른다면 도매시장법인 입장에서 사전에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제2, 제3의 억울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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