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공정위와 협의 완료
농민신문 성지은 기자 2023. 5. 29
우리밀 등 지역농산물 우선 구매를 장려하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대해 기업의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개선을 권고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방침을 바꿨다. 지역농산물 우선 구매 조례는 개선과제에서 제외하고, 전통주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경우 우선 구매 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공정위와 이같이 협의를 완료하고, 개선 권고를 받았던 지자체에는 협의 결과를 반영해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는 앞서 3월 ‘지자체 경쟁 제한 및 소비자이익 제한 조례·규칙’ 196건을 올해 개선과제로 선정하면서 ‘우리밀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지역전통주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등 지역농산물 우선 구매 조례를 포함시켰다(본지 3월8일자 6면, 5월17일자 1면 보도).
농업계와 지방의회 등은 해당 조례가 지역농산물 우선 구매를 장려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공정위가 이런 고려보다 사업자 차별 가능성을 크게 보고 개선과제를 정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정위는 2021년에도 학교급식에서 지역농산물을 우선 사용하도록 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바 있다.
지역농산물 우선 구매는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농산물직거래법) 등에 근거해 사업자 차별에 해당되지 않는다. 농산물직거래법 제14조1항은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은 해당 지역 또는 소재지에서 농산물에 관한 조달계약 등을 체결하려는 때 해당 지역의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3월부터 공정위에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전통주 관련 조례는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취지를 담는 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9일 농식품부는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공정위에 보완조치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18일 최종 회신을 받았다.
회신에서 공정위는 우리밀 등 지역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도록 권장하는 조례를 개선대상에서 제외한 뒤 다른 과제로 대체하며, 전통주 관련 조례는 농산물직거래법에 따라 우선 구매할 수 있게 규정을 명확히 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가령 ‘지자체장은 전통주 소비촉진을 위해 각종 행사 등에서 지역전통주를 우선 이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례 문구에서 ‘우선’이라는 표현을 삭제하되 ‘지자체장은 전통주가 농산물직거래법 제14조1항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전통주를 조달계약 등의 방법으로 우선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문구를 신설해 조례를 개정하면 지표를 개선한 것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의 조례규칙 개선 달성률은 매년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지자체 합동평가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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