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늘 농가로 구성된 마늘생산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8일 제주도청 앞에서 ‘마늘 생산비 보장과 제주농업사수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산 계약재배 물량 4348톤
2021년보다도 300원 낮아
한국농어민신문 강제남, 김관태 기자 2023. 5. 23
관심이 쏠렸던 제주 대정농협의 마늘 계약재배 수매가가 kg당 3200원으로 결정되면서 마늘 생산 농민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수매가는 4400원.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올해산 마늘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매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며, 정부에 마늘가격 안정 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제주지역 올해산 마늘 총 계약재배 물량은 7236톤으로 마늘 최대 주산지인 대정농협이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올해 계약재배 물량 4348톤에 대한 마늘 수매가를 상품 기준 1kg당 32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4400원 대비 1200원 낮은 가격으로 2021년 수매가 및 수매 계약가격 3500원과 비교해도 300원 낮은 가격이다.
# 농자재 가격 오르고 인건비도 40% 껑충...포전거래마저 제대로 없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농약·비료 등 농자재 가격이 상승했으며, 수확 인건비도 8만~9만원에서 올해 12만~15만원으로 40% 가량 뛰면서 농가들은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대정농협 수매가 결정으로 안덕농협 등 나머지 9개 마늘 재배지 지역농협도 비슷한 수준에서 수매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제주산 마늘은 재배면적은 1242ha로 전년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올해는 저온 일수가 많고 5월들어서는 비오는 날도 많아 생산단수 감소에 따른 농가 소득 감소도 예상된다.
현재 마늘 포전거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3.3㎡당 1만5000원 안팎에서 일부 만 이뤄졌다.
# 마늘 농가 ‘생산비 보장’ 궐기...생산자협회도 대책 마련 촉구
올해 제주산 마늘 수매가가 이같이 결정되면서 서귀포시 대정읍 마늘 농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마늘생산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제주도청 앞에서 ‘마늘 생산비 보장과 제주농업사수 궐기대회’를 열고 제주마늘 생산비 보장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날 “정부는 마늘이 조금 남아돈다고 시장 원리대로 하라 한다”며 “소비자 물가를 운운하면서 수입 농산물로 시장을 메꿔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민들의 목을 조르는 것임에도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의무와 농업·농촌 보호 육성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정부 대책만 바라보는 제주도정은 반성해야 한다”며 △마늘 정부 수매와 농협 수매 동시 시행 △농협 미계약 물량에 대한 별도 수매 대책 마련 △제주마늘 생산비 3500원 보장 △정부 수급조절용 마늘 3만톤 즉각 수매 △농민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제주 대정농협의 수매가 결정 소식이 알려진 17일 마늘생산자협회는 성명을 발표하며 대정농협의 수매가 재검토와 정부의 마늘가격 안정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제주 대정농협에서 올해 마늘 가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격 결정에 많은 고심을 하였을 것이다. 먼저 계약재배 농가의 비계약 물량도 전량 수매할 것이란 결정은 높게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미래 가격의 불투명으로 기존 계약단가(계약 당시 가단가 kg당 3500원)보다 낮게 가격을 산정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우리 협회는 현재 남도마늘의 현실 등을 고려해 계약재배 단가에 대해 전향적으로 다시 검토할 것을 요청한다”며 “김치 양념이나 각종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돼야 할 남도종은 쉽게 대체되기 힘들다. 남도종 마늘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제주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를 향해서는 “2023년산 마늘 가격의 하락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빠르게 인식하고, 지금이라도 당장 수매 대책 등 2023년 수급 및 가격 안정 대책을 빠르게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김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마늘 가격에 대한 불안감이 수매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되는데 정부가 하루빨리 마늘 가격 안정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다른 농협에서도 이런 결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2021년보다 수매가가 낮게 결정됐는데 생산비는 그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게 오른 상태다. 정부가 물가를 잡는다고 하면서 생산비 물가는 물가로 취급하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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