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사지어 돈 벌지 못하는 농가
농업소득 10년만에 1000만원 이하
생산비 경감 방안 마련 서둘러야
농민신문 2023. 5. 22
지난해 농가소득이 3년 만에 감소했다. 생산비는 늘었는데 주요 농축산물 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생산비 부담을 덜어줄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올해도 농가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질 것이 뻔하다.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2년 농가 및 어가 경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농가소득은 4615만3000원으로 전년에 견줘 160만6000원(3.4%) 줄었다. 농업외소득(7.4%)과 이전소득(2.9%)·비경상소득(5.5%)은 약간 늘었지만 농업소득이 크게 줄어 전체 농가소득이 쪼그라든 것이다. 농업소득은 1296만1000원에서 948만5000원으로 역대 최대폭인 26.8%(347만6000원)나 감소했다. 농업소득이 100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2년(912만7000원) 이후 10년 만이다. 농민들이 1년 동안 힘들게 농사지어 1000만원도 벌지 못했다는 얘기다. 전체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6%에 불과하다.
2021년 최고치를 기록했던 농가소득이 추락한 것은 농가 경영비가 증가한 탓이다. 지난해는 대부분의 영농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 생산비가 크게 오르면서 농업경영비가 3.7% 증가했다. 특히 비료비가 19.3%, 사료비가 17.8%나 늘어 농가에 큰 부담이 됐다. 여기에 광열비도 15.5%나 증가했으니 그만큼 농사지어 돈 벌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생산비가 증가한 만큼 농축산물 가격이 올라줬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농가의 주요 수입원인 미곡과 축산 수입이 각각 13.5%·15.3%나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도 농업을 둘러싼 안팎의 여건이 별반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선 농업용 면세유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후 좀처럼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농사용 전기요금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속적으로 인상돼 농가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쌀과 한우 등 농축산물 가격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올해도 우리 농가는 빈손농사가 불가피하다.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완화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울러 농축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농민들이 농사짓기 위해 투입한 비용과 정성만큼 수익을 얻을 수 없다면 누가 농사를 지으려 하겠는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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