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일 논산시의 한 딸기재배 농업인이 양액재배 과정에서 흘러내리는 폐양액을 근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다.
토양 등으로 유출…농가들도 관심 호소
“순환식 양액재배 시설 보급 서둘러야”
농업기술센터 이용한 공동처리도 대안
농업인신문 성낙중 기자 2023. 5. 19
국내 시설원예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농업인들 사이에서는 이용 후 버려지는 배양액 즉, 폐양액 배출로 인한 농촌환경 문제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진청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국내 시설재배면적은 약 5만7천380ha이며 주요 시설원예 작목은 파프리카와 딸기 등 열매채소류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양액재배(수경재배) 면적은 2010년 대비 1.5배 증가, 2021년에는 전체 시설재배 면적의 약 9.8%인 5천634ha까지 증가하면서 폐양액의 배출량도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양액재배는 기존 비닐하우스 안의 토양재배 방식에서 물이나 배지에 작물을 심고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녹인 양액을 공급해 재배하는 방식이다. 작물의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농업인들은 양액재배 과정에서 작물에 공급되는 양액의 약 80%는 흡수되고 20% 정도의 폐양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영양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토양의 과영양화와 하천, 지하수의 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폐양액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다시 재사용하는 순환식 양액재배 기술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토양 오염은 물론, 지하수와 비료 사용량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환장치, 살균장치 등 설비를 갖추는데 많은 비용이 들고, 지원 조건도 제한적이라 아직까지 국내 보급률은 낮은 편이다. 일례로 한 지자체의 지원 사업 조건을 보면 농가당 5천만원을 지원하지만 자부담이 50%이고, 시설하우스 9천900㎡(3천평)이상, 하천에서 100m 이내에 위치한 시설원예 농가, 폐양액 재처리 시설을 설치·관리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 된 곳 등으로 제한돼 있다.
이에 대해 시설원예 농업인들은 양액 재처리 시스템 지원이나 지역 농업기술센터 등을 활용한 처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논산시의 딸기농가는 “논산에만 딸기농가가 2,500농가가 넘고, 거기에서 배출되는 폐양액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돼 농업인들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면서 “폐양액 재처리 시스템이 고가라서 개별농가에 지원이 어렵다면 농업기술센터 등에 시설을 설치를 하고, 농가들이 모은 폐양액을 재처리 해주는 방법도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당진시의 쌈채소 농가는 “상추 같은 쌈채소도 토경에서 양액재배로 전환이 빠르게 되고 있고, 우리 지역의 일부농가는 지자체의 지원사업 통해 양액재배 시설을 설치할 때부터 재처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농가들도 농촌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아직 폐양액 배출 및 처리에 대한 세부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고, 양액재배 시설은 빗물 등에 씻겨져 배출돼 배출원을 알기 어려운 비점오염원류로 분류돼 오염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질환경보전법에서는 산업체 폐수로 분류해 배출허용기준을 총 질소 60 mg/L, 총인 8 mg/L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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