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는 유례없는 장마가 불어닥친 바 있고, 매년 이상 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하다. 농촌에는 예측 불가능한 기상 변화로 매년 농자재 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농촌의 고통도 배가 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예산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최근 지구 기후와 관련한 충격적인 내용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지구 기온이 앞으로 5년 이내에 사상 처음으로 섭씨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0년 해당 기구는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질 가능성을 20%도 넘지 않는다고 발표했으나 불과 3년 만에 그 확률을 66%까지 고쳐 쓰면서 위기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도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고, 올해 5~8월 엘니뇨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엘니뇨는 지구가 태양빛을 반사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며 지구 기온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올해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2024년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인류의 건강뿐만 아니라 먹거리, 환경, 안보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촌의 경우 기후변화의 여파는 더 심각하다. 아직도 국내 대다수 농가가 천수답 농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 변화는 국내 농산물 가격부터 요동치게 만든다. 작은 기상 이변이나 병해충에도 영향을 받는 국내 농업 구조상 작은 기후 변화에도 국내 식량 자급 문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상 기후가 불러올 농촌 경제의 악영향은 심각하다. 이미 러우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가 변동, 코로나가 촉발한 해상 운송 문제 등은 국내 농촌에 각종 원자잿값 상승을 불러오면서 수차례 위기를 촉발해 왔다. 여기에 이상 기후까지 겹치면 농촌의 황폐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 농촌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책도 추진되고 있다. 특히 축산에서는 저탄소 사료를 만든다거나 저탄소 비료 등이 이미 개발돼 상용화하고 있다. 농가들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친환경 비료와 작물보호제 사용으로 점차 환경을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농법들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추진되는 스마트팜도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노지에서 안개로 기온을 낮춰주는 관수시설이라든지 각종 센서의 개발로 같은 지역 내에서도 섬세한 환경 관리를 하는 장비들이 이미 시범사업을 거친 후 실제 농사에도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아직 친환경 사료나 친환경 농법, 스마트팜 등은 일부 농가를 제외하고는 대다수는 관행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서다. 기후변화가 목전에 와 있는 만큼 정부가 이에 대한 대대적인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장기적인 비전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드라마에서나 봐 왔던 기후 위기가 이제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제 경각심을 가지고 기후 변화를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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