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볏값이 오르고 있어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는 산지 쌀값이 5월 중순 이후 반등의 변곡점을 맞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 RPC와 민간 RPC 등에 따르면 산지 쌀값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의 5월 5일 20kg 정곡 기준 산지 쌀값(비추정 평균가격)은 전회 조사(4월 25일)보다 0.2%가 하락한 4만326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장에선 산지 쌀값이 5월 15일 조사 시점 이후에는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약보합세를 보이던 쌀값의 반등 변곡점이 왔다는 것. 이 같은 예상에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볏값에 기인한다. 현장에서 현재 볏값이 5만9000~6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지역 특정 품종의 볏값은 40kg 기준 6만4000원에 거래가 됐다. 지난해 수확기에 버금가는 가격이다.
A 농협 통합RPC 대표는 “지금 볏값이 오르고 있다. 40kg 기준으로 6만원 정도에는 거래가 된다”며 “1주일 이후면 쌀값도 본격적으로 오르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고, B 농협 통합RPC 대표는 “우리 지역은 5만9000원에 조곡이 거래된다. 볏값이 오르면서 쌀값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미 판매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도 쌀값 상승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물론 농협 자체에서도 저가미 방출을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현장에서 저가미 방출을 자제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C 농협 통합RPC 대표는 “현장에서 저가로 판매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실제로 농협들 사이에서도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지금이 (쌀값 상승의) 변곡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D 농협 통합RPC 대표는 “이번 주부터 농협 계통판매 쌀도 가격을 인상해야 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4만원(20kg 기준) 이하의 저가 판매가 없어지면서 쌀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현장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산지 쌀값의 반등 분위기는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벼 재고가 부족한 민간 RPC 측에서 정부가 수매한 산물벼 인수를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정부 보유 물량이 시장에 풀리느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럴 경우 자칫 반등 요인이 있는 산지 쌀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윤철 전국농협통합RPC운영협의회장(진주시농협쌀조공법인 대표)은 “사실 지난해 생산된 쌀을 판매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야 4달이다. 따라서 쌀값 반등 시기가 늦어질수록 농협이든 민간이든 모두 손해다”며 “(민간 RPC에서) 산물벼 인수를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인수를 한다면 가격은 현재 볏값에 준하는 적정 가격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완 농협RPC전국협의회장(보성농협 조합장)은 “현장에서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다”며 “(쌀값 하락으로) 그동안 서로 상대방 탓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수확기 쌀값 20만원 유지라는 목표에 맞춰 정부든 농협이든 민간이든 (현재 쌀값이) 안정적으로 가도록 소통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