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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 [윤석열 정부 1년, 농정 성과와 과제는] 4. 향후 4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농정과제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5-17 조회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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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수축산신문 창간특집 기획 - [윤석열 정부 1년, 농정 성과와 과제는] 


         4. 향후 4년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농정과제는


                             농수축산신문  이한태·박현렬·김소연·박세준·이두현 기자  2023. 5. 16


 윤석열 정부의 농정에 대해 농축산업계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축산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앞으로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농정에 대한 의견과 함께 앞으로 4년간 지향해야 할 농정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균형발전연구단장


  국민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농촌다운 농촌 공간’ 정책 펼쳐야

‘살고 싶은 농산어촌 만들기’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나는 그 앞에 수식어를 붙여 ‘국민 모두의 행복 공간으로서 살고 싶은 농촌 만들기’를 제시하고 싶다. 미래의 농촌은 농업인들만 사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 전체가 일하고 살고 쉬는 공간이다.

과거의 농촌정책은 농업인들이 농사 짓고 생활하기 편리한 환경 구축을 지향하며 도시와 비교해 부족한 시설을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도시 따라가기식으로 시설을 아무리 늘려도 농촌이 도시보다 좋아질 순 없어 그다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제 농촌정책은 국민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농촌다운 농촌 공간’을 지향해야 한다. 그 첫 신호탄이 지난 3월 공포된 ‘농촌공간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농촌공간법)이다. 농촌공간법은 농촌공간의 특성을 살려서 보전할 곳은 보전하고 개발할 곳은 계획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농촌공간계획을 제도화한 법이다. 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과제는 농촌공간계획에 집중해 지자체가 농촌공간 기본계획을 세울 때 일종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기본방침을 수립하고 지자체와 국민들에게 잘 알려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농식품부는 지자체가 농촌공간 기본계획 수립과 실천에 필요한 예산·제도·행정 지원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는 농식품부 단일 부처의 힘만으론 어려워 여러 부처가 함께 지역을 지원하는 시스템 체계를 만드는게 대단히 중요하다.



 ■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농식품 유통 디지털화,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 접목된 시장 지향적 바람직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유통정책의 핵심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농식품 유통의 디지털 전환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건립, 유통 혁신조직 육성, 온라인 도매시장 구축과 관련 제도 개선 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 유통의 디지털 전환으로 유통 효율성 증대와 품질개선 등이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의 디지털 전환은 지나치게 정부 주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농식품 유통의 디지털화는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접목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시장 지향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또한 농식품 유통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산지 조직화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APC는 시설을 운영하는 전문인력의 수준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따라서 산지와 소비지 시장은 물론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유통 전문인력을 시급히 양성하고 이들이 산지 유통을 선도하도록 해야 한다.

농식품 유통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 규제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 농산물도매시장의 경우 여전히 경직적이고 비효율적인 유통체계로 비판을 받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도매시장 정책의 세부적인 운영은 개설자·운영 주체에 과감히 일임하고 불공정행위 감시, 대금 지불의 안정성 확보, 식품 안전성 관리 등 공공서비스 중심의 관리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 장민기 (사)농정연구센터 소장


  가격·판매·고생산성 등 단기적 상황에 초점

  다각적 농산업·농촌 삶 공간 고민해야

농업·농촌의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단기적 시야에서 벗어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농촌을 바라볼 때 분명한 변화를 깨달을 수 있다. 2020년과 그 이전 시기의 농림어업총조사 자료를 연결해 살펴보면 농업 규모, 농가 경영주·인구 등 근본 지표들이 계속해 악화되고 있다.

상황은 이러한데 농업·농촌·농정의 내외부에서는 현재의 이슈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농산물 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급락했던 쌀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식품 가격이 상승하자 돼지고기, 분유 등을 무관세로 수입하기도 했다. 이미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편입된 상황에서 가격 문제에만 집중해 밑바탕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을 넘어 탄소중립이 농업·농촌의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국가 전체로는 넷제로(Net-Zero)로 가고 있는데 농업은 온실가스 배출을 10%만 감축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또한 우리 농업은 고(高)투입-고(高)생산성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논리에 계속 집착하고 있다. 스마트·디지털화도 결국 하나의 도구다. 이처럼 가격·판매, 고생산성 등 단기적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제대로 된 농업·농촌의 미래를 향해 전진해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다. 단기적 관심이 결국은 농업의 미래를 왜곡하는 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한다.

그동안 내생적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농업과 비농업을 구분해 방어적인 입장에서 농업·농촌의 미래를 구상해 왔는데 지금은 외부의 영향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농업·농촌의 내생적 발전 논리를 뛰어넘는 대안적인 미래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농업경쟁력을 바탕으로 농업·농촌을 살리자는 게 아니라 다각적인 농산업과 농촌 삶의 공간을 생각하면서 지속가능성을 더욱 깊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새롭게 농업·농촌에 진입하는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성을 인식하고 조금 더 그쪽으로 움직여 나갈 수 있도록 메시지가 계속 나와야 할 것이다.
 


 ■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 교수


  농촌공동화 심화…후계농업인에 대한

  과감한 지원 정책으로 농촌 살려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국민 모두가 인지하기 시작했다. 식량안보와 관련해 쌀은 절대자급이 가능하지만 밀이나 콩 등의 자급은 아직까지 부족한 게 사실이다. 축산물도 국민의 중요한 먹거리로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축종별로 자급율에 대한 목표와 계획이 없다. 자급율에 대한 목표와 계획이 없을 경우 수급 안정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이에 자급율과 관련된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가 후계농업인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부부와 아이 2명이 함께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농촌공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계농업인에 대한 과감한 지원 정책 없이는 농촌이 되살아날 수 없다. 농촌현장에서 임대할 수 있는 토지가 많지만 후계농업인들은 어떻게 임대해야 하는지 모르며 농촌 정착 시 가장 고민하는 문제가 농사를 지을 땅 문제다. 4인 가족이 농촌에 정착해 지속적으로 영농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시범사업도 대대적으로 진행하길 바란다.

논 타작물 재배의 경우 식재 후 객관적인 평가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 1ha에 식재 후 얼마만큼의 수확량이 나왔는지 어떤 환경에서 수확량이 더 많은지 등을 전문평가단 구성을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지표와 자료가 취합돼야 단점을 보완하고 성공적인 정책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불안정한 수급상황에서 사료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해야 한다. 일본이 옥수수를 농후사료로 대체하고자 관련 연구를 7~8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도 옥수수를 농후사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 최승철 건국대 식품유통공학과 교수

 
  가축분뇨 효율적 처리·방역·수급안정 등

  생산자단체와 함께 대책 수립·추진해야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수입 소고기 할당 관세 허용과 관련한 정부의 정책 시행을 설명하면서 농업계 양보가 필요한 사안의 경우 지원과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과 장관의 생각이라고 했다. 동시에 농식품부는 농업계 이해를 대변하는 부처로서 향후 지속적으로 농업계 보호와 자급률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정부의 지난 1년 축산 정책 성과를 요약하면 먼저 가축분뇨 처리방식과 축산분야의 탄소중립을 위한 기반마련, 적정사육밀도 유지, 방역 시설 구비, 악취 저감 등이다. 또한 축산물 온라인 경매 환경 마련, 축산물 유통 담당 전담팀 신설, 낙농 제도 개편 그리고 축산물 수급 안정과 사료비 안정을 위한 구매자금 지원과 같은 성과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축산물 소비 증가와 함께 우리나라 축산업은 성장했으나 질병이나 악취와 같은 사회적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가축분뇨 관련 적지 않은 민원과 빈번한 가축 질병 발생으로 축산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다. 탄소중립, 동물복지 요구, 고령화, 인구감소, 축산물 대체식품 시장 성장 등은 전통 축산물 소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수입재의 가격 상승으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사료·조사료의 국내 생산 기반도 중요해졌다.

현 정부는 향후 이와 같은 여건을 제대로 인식해 정확한 문제를 정의한 이후 해결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 결국 과제는 가축분뇨 효율적 처리, 가축 질병 방역, 수급 안정, 스마트 축산과 가축방역·동물복지에 적합한 시설, 조사료의 국내 생산 확대, 가축분뇨 활용, 축산분야의 탄소중립, 가격안정과 같은 당면현안을 생산자단체와 함께 대책을 수립·추진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현 정부의 농식품부는 관련 부처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장관과 대통령의 생각대로 농정이 추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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