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배추·무 가격이 봄작기 출하가 시작되며 각각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를 하역하는 모습
노지배추 재배면적 크게 늘어 저장상품보다 시세 낮아질듯
무, 6월 중순부터 본격 출하 큰 일교차 영향으로 작황 변수
농민신문 이민우 기자 2023. 5. 15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배추·무 가격이 봄작기 출하가 시작되며 각각 다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5월 하순부터 봄작기 출하가 본격화하는 배추값은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무값은 봄작기 출하가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데다 작황 변수까지 남아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는 10㎏들이 상품 한망당 평균 1만1695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8693원)보다 34.5%, 평년(6295원)보다는 85.7% 높은 값이다.
같은 날 무도 20㎏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1만8161원에 거래돼 지난해(1만3783원)보다는 31.7%, 평년(1만624원)보다는 70.9% 높은 값을 기록했다.
배추·무 값이 평년 대비 강세를 띠는 건 겨울 배추·무의 저장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아청과가 3∼4월 진행한 겨울 배추·무 저장량 전수조사에 따르면 올 겨울배추 저장량은 8만5100t으로 지난해보다 7.5% 증가하고, 평년보다는 13% 감소했다. 겨울무 저장량은 4만7140t으로 지난해 대비 0.6% 늘고 평년보다는 7.2% 줄었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겨울배추 저장량이 평년보다 적었고, 충남 예산의 시설봄배추 출하물량도 평년 대비 30%가량 감소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무는 저장량이 줄어든 데다 상품성 높은 물량 비중이 적고 봄작기 출하가 시작되지 않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추·무 가격 전망은 당분간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노지봄배추는 5월 하순부터 출하가 본격화하는 반면 노지봄무는 6월 상순이 지나야 출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노지봄배추는 재배면적이 많이 늘어 생산량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노지봄무는 작황 변수가 작용할 여지가 커 속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노지봄배추 재배면적은 3437㏊로 평년보다 20.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지봄무 재배면적은 890㏊로 평년 대비 9.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오 팀장은 “예상보다 기온이 낮아 봄배추 출하가 지연돼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5월 하순부터 충남 아산, 경북 문경 등 노지봄배추 출하가 본격화하면 물량 증가로 인해 시세는 하락세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노지봄배추의 상품성이 저장배추보다 낮아 수요처 선호도가 높지 않은 만큼 시세는 저장배추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행서 대아청과 영업2팀 경매사는 “무는 6월 중순은 돼야 봄작기 출하가 본격화하며 시세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올 1∼2월 제주 겨울무가 한파 피해를 본 이후 노지봄무 파종이 예년보다 많이 늘었지만 일교차가 커 생육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의 수급 대책이 향후 배추·무 값 흐름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9일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열고 배추 8200t, 무 5800t 규모의 비축물량 도매시장 방출 계획을 밝혔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그동안 배추·무 비축물량을 가락시장에 지속적으로 방출해왔기 때문에 현재 남은 물량은 정부가 밝힌 계획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봄무의 경우 작황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가 물량 방출을 통해 시세를 억누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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