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농산물도매시장의 도매시장법인인 강서청과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낸 ''시장도매인과 경매시장의 영업장소 분리 조치 시행 거부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법원은 강서청과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7월 서울행정법원이 판결한 시장도매인과 경매시장의 영업장소를 분리해야 한다는 1심에 불복해 서울시가 항소했지만 고등법원은 이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본 것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현재 분리된 두 시장의 건물이 반입·반출구역 즉 영업장소의 분리로 볼 수 있느냐와 분리돼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이를 소급해 적용하는 것이 맞느냐(법률불소급원칙)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이 지난달 28일 선고한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조례나 시행규칙에는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정하고 있을뿐 이전에 설치된 도매시장에 대해 적용 예외 규정을 정해두고 있지 않으므로 법률불소급원칙에 반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즉 반입·반출구역이 분리돼 있지 않다면 이를 지금이라도 분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하나의 쟁점인 두 시장의 영업장소 분리 문제도 법원은 분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서울시와 서울시공사가 이행한 경매제 시장과 시장도매인제 시장의 영업장 건물을 분리하는 방식만으로는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의 각 영업장소의 구분·분리가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나아가 이 같은 서울시의 행정이 재량권의 일탈과 남용이라고 봤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시장도매인 경매시장 반입·반출 미분리)에 대한 아무런 조치나 검토 없이 위 조항에서 정한 방식으로 도매시장법인과 시장도매인의 각 영업장소를 구분·분리하여야 한다는 원고(강서청과)의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회신은 그 자체로 재량권 불행사내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서울시가 주장한 반입·반출 구역의 분리 또는 물류 동선의 분리로 인해 제한될 생산자 및 소비자의 공익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두 시장의 영업장소를 분리하는 것이 공익에 더 부합하다고 봤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거래방법의 다양성과 거래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시장도매인제의 도입 취지를 살펴볼 때, (반입 반출 구역의 분리로 제한될 공익이) 경매제 시장과 시장도매인제 시장의 양립과 활성화를 통한 농수산물의 적정한 가격의 유지와 원활한 유통 보장이라는 공익보다 중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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