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은 결혼이민이 본격화한 2000년대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문화가족 양상도 변했다. 다문화 청소년이 증가했고 20∼30대였던 초기 결혼이민자들은 중장년층이 됐다.
정부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제21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를 열고 ‘제4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을 심의·의결했다.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법’을 제정한 이후 결혼이민자의 초기 적응과 자녀의 출산·성장 지원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이제는 연령별·유형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018년 100만명을 넘어선 다문화가구원수는 2021년 112만명으로 늘어 전체 인구의 2.2%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가구의 1.8%는 다문화가구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2021년 다문화 혼인 건수는 감소했지만 누적 결혼이민자·귀화자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까지 결혼·귀화로 한국에 온 외국인은 38만5512명. 그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조선족)이 32.2%로 비중이 가장 크고 베트남인(22.6%)·중국인(18.9%)·필리핀인(5.5%)·일본인(3.6%)·캄보디아인(2.3%)이 뒤를 이었다.
다문화가족의 자녀들도 이제는 적지 않은 비중을 점한다. 2021년 다문화가족 출생아수는 1만4322명으로, 전체 출생아수(26만1000명)의 5.5%를 기록했다. 지난해 다문화 학생수는 전체 학생수 527만5000명(초등~고등학교)의 3.2%(16만8645명)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전체 학생수는 감소한 반면 지난해 다문화 학생수는 2017년보다 54.2%나 증가했다. 2021년 만 19세 이상 자녀 가운데 다문화가족 자녀의 비중은 11%로 추정되며, 5년 후에는 17%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문화가족의 자녀가 증가하는 반면 이들의 학교 적응도는 학업·교우관계 등의 문제로 떨어지는 추세다. 다문화가족 자녀의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취학률은 40.5%로 국민 전체 기준 71.5%에 크게 못 미치는 등 학력 격차도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문화 아동·청소년의 학업·진로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도록 취학 전후 기초학습 지원과 한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진로상담·연계지도(멘토링)·직업훈련 등 성장단계별 지원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결혼이민자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에도 주력한다. 한국에 15년 이상 장기 정착한 결혼이민자 비율은 2018년 27.6%에서 2021년 39.9%로 늘었다. 같은 기간 50대 이상인 결혼이민자의 비율도 21.5%에서 25.2%로 증가했다. 이처럼 오래 정착한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가족관계 개선, 노년 준비 등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전체 다문화가족의 10.9를 차지하는 한부모가족을 위한 자녀 양육 지원도 확대한다. 또 이혼·사별 등으로 본국으로 돌아간 다문화가족의 현지 체류 지원과 향후 역귀환에 대비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한국인 교류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언어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결혼이민자의 일자리를 발굴하고, 전문 농업인을 통한 결혼이민자 정착단계별 농업 교육을 지원하는 등 결혼이민자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한 정책도 펼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다문화가족의 정책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결혼이민자가 직접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 활동하는 등 사회통합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충분한 소통을 통해 다문화가족 대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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