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7일 서울 aT센터에서 15개 식품기업들과 함께 ‘가루쌀 미래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김흥진 기자
가루쌀 미래비전 선포식
늦은 모내기로 이모작 가능
정부 전량 매입, 공급 계획
15개 식품기업 제품 개발 돌입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2023. 4. 28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정황근 장관의 대표 정책인 가루쌀 산업 활성화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가루쌀은 정 장관이 농촌진흥청장 시절이던 2016년 개발한 것으로, 후보자 지명 당일부터 식량안보를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거론하고, 취임 한 달 여 만에 ‘가루쌀 육성정책’을 첫 번째로 내놓을 만큼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오는 2027년까지 가루쌀 생산량을 20만톤으로 늘려 수입 밀가루 수요량의 10%를 대체하겠다는 게 핵심 내용으로, 가루쌀 재배시 ha당 100만원의 전략작물직불금을 지원하고, 올해 38개 전문생산단지(2000ha)를 선정, 약 1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 3월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을 수행할 15개 식품기업의 19개 제품도 선정했다. 연말까지 가루쌀로 만든 라면, 칼국수, 식빵, 과자, 튀김가루 등의 시제품 개발과 소비자 평가가 진행될 예정이다.
15개 식품기업, 가루쌀 제품개발 도전
농식품부가 4월2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한 ‘가루쌀 미래비전 선포식’은 국내 15개 식품기업들이 새롭게 도전하는 가루쌀 제품 개발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정황근 장관은 축사에서 “가루쌀은 우리 농업계와 식품업계가 마주한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들이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자랑스럽고 든든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가루쌀 산업이 우리 농업계와 식품업계의 새로운 기회이자 성취가 되도록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모든 역량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농식품부 장관이 가장 앞에 서서 우리나라 가루쌀과 가루쌀 제품의 판촉사원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가루쌀은 벼 재배경험과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6월 말~7월 초 늦은 모내기로 이모작이 충분히 가능하며, 전분 구조가 밀가루와 비슷해 물에 불리지 않고도 가루를 낼 수 있어 식품 가공에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날 가루쌀 농가를 대표해 참석한 ‘29년차 농부’ 이승택 미미농산 대표는 “늦은 이앙으로 인해 고품질 밀을 생산할 수 있고, 또 장마철 전에 콩 파종과 가루쌀을 이앙하기 때문에 밀, 논콩, 가루쌀 작부체계가 형성돼 대부분 면적에서 이모작이 가능하게 됐다”며 “올해 정부가 가루쌀 생산단지를 조성해 시설장비 지원과 재배 교육은 물론 직불금을 지급하고, 희망물량은 전량 매입한다고 하니 걱정 없이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 대표는 “가루쌀 산업 육성정책이 단기로 끝나지 않고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꾸준하게 지원을 계속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과 함께 “가루쌀로 만든 스타상품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농가들도 최선을 다해 좋은 원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수입 밀가루와의 ‘가격차’ 극복이 관건
농식품부는 가루쌀 유통기반 구축을 위해 생산한 가루쌀 전량을 정부가 책임지고 매입, 식품업계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가격. 현재 시중가격을 기준으로 일반 쌀가루가 수입 밀가루보다 3배 이상 비싼데, 정부가 얼마까지 가격을 맞춰 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금은 초기단계여서 가격이 높지만 2027년까지 재배면적이 4만2000ha까지 늘어나 물량이 늘어나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 단가가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전한영 식량정책관은 “기존 정부양곡 운영시스템을 통해 농가 희망 전량은 ‘공공비축미 가격’으로 매입할 계획”이라면서 “아직 식품업체 공급가격은 연구용역을 진행 중으로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적정가격을 도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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