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성출하기를 앞두고 최근 일주일 새 시세가 22% 하락해 산지와 도매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생육기 저온피해로 당근 품위가 저하됐고 봄당근 조기 출하물량이 예상보다 많아서다.
2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당근 20㎏ 상품 한상자당 3만8412원에 거래돼 지난해 4월 경락값(3만3600원)과 비슷하고 평년 4월 경락값(2만9814원)보다 29%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겨울부터 고공행진한 당근값은 4월17∼22일 한주간 평균 4만9000원선을 유지하다 26일 3만8412원으로 내려앉았다. 일주일 새 무려 22% 폭락한 것이다.
주요인은 생육기 한파로 인한 품위 하락으로 풀이된다. 저온피해로 생육이 부진해 지난해에 견줘 특·상 등급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경매사들은 입을 모았다. 최영헌 한국청과 경매사는 “생산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지난해보다 상등급 비율이 적고 보통·하 등급이 많이 출하됐다”며 “겨울 한파로 인해 당근이 크게 자라지 못했고 이 영향으로 품위별로 가격차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4월호에 따르면 봄당근 생산량은 2만8000t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지만 평년에 비하면 1.4% 줄어든 것으로 생산량에 큰 변화는 없는 상태다.
조기 출하물량 급증도 시세 하락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허상현 동화청과 경매사는 “당근 시세가 계속 5만원대로 높게 형성되자 산지에서 출하작업량을 늘려 값 하락폭이 커진 측면도 있다”며 “출하가 얼마 안된 시점임에도 예년과 다르게 가락시장 내 청과마다 당근 운송 트럭수가 갑자기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봄당근 주산지인 부산, 경남 밀양·창원에서 첫 출하가 시작된 10일부터 26일까지 가락시장 반입량은 1480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1202t) 23% 증가했다.
문제는 과도한 조기 수확 여파로 수확작업을 일시 중단한 곳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5월초까지 일시적인 시세 반등도 예측된다. 최 경매사는 “생육이 어느 정도 필요한 시기임에도 산지에서 과도한 조기 수확을 했다”며 “당근 크기가 작아 수확작업을 중단한 농가들이 25일부터 나타나면서 시장 반입량이 크게 줄고 가격은 반짝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다만 1∼2주 후면 물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5월 중순에는 평년 수준의 보합세가 예상된다. 허 경매사는 “작황이 평년과 비슷해 시세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5월 중순경부터 봄당근 저장이 시작되고, 반입량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세가 약세를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재상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사는 “당근 소비가 원활하지는 않다”며 “당근 수요는 일정한 편이지만 겨울처럼 당근값 강세가 지속되면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농민신문] ‘농협과일맛선’ 출범...“최고급 과일 구독하세요” 
[농민신문] 한국농협김치 출범 1년...비용은 줄이고 품질은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