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
[인터뷰]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벼 재배면적 감축 적극 추진
필요시 선제적 격리 나설 것
내년 농업직불금 3조원 이상
농민신문 하지혜 기자 2023. 4. 17
“올 수확기 쌀값이 80㎏들이 한가마당 20만원 수준으로 안정되도록 수급안정 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업계를 넘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이날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농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에 아쉬움을 표했다. 나아가 수확기 쌀값 지지 등 최근 정부가 내놓은 후속 대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오랜 기간 논쟁을 낳았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폐기됐다.
▶차관직을 맡은 지 11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에너지를 양곡관리법에 쏟았다. 과거 추곡수매제 폐지와 공공비축제 및 쌀 소득보전직불제 도입, 공익직불제 시행 등 쌀과 관련한 큰 정책 변화를 겪었지만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처럼 소모적인 논쟁을 한 적은 없었다. 여느 쌀 정책을 추진할 때와 다르게 충분한 논의와 고민, 공감대 형성이 생략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의 근거로 활용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효과 분석’이 논란을 빚고 있는데.
▶일각에선 연구 결과를 두고 쌀 생산단수는 과다 추정, 벼 재배면적 감소는 과소 추정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농경연이 쌀 생산량 분석에 활용한 생산단수 541㎏(10ａ당)은 2005년 이후 생산단수 증가 추세를 보수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재배면적도 경제학 모형 추정치인 2만1000㏊뿐 아니라 2018∼2020년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 시행 당시 최대 실적치인 2만9000㏊를 감안해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의 핵심은 남는 쌀 의무매입 조건이 있는 한 쌀 생산은 늘고 타작물재배 지원 정책의 실효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8∼2020년처럼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을 병행하면 쌀 의무매입 요건이 발동하지 않을 거라는 의견도 동의하기 힘들다. 당시에 수급이 맞았던 이유는 생산조정 효과와 함께 흉작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농가가 벼 재배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남는 쌀을 의무매입해 판로 문제가 해결되면 쌀농가는 다수확 품종 재배를 늘리고, 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조차 다시 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 정부가 후속 대책으로 올 수확기 쌀값 안정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 당장 현재 쌀값도 좋지 않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올 수확기 쌀값이 80㎏들이 한가마당 20만원 수준이 되도록 정부가 의지를 갖고 수급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올해 처음 시행한 전략작물직불제와 지방자치단체 자율감축 협약 등을 통해 벼 재배면적 감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벼 재배면적·작황 등을 면밀히 살펴 필요한 경우 과감하고 선제적인 시장격리 등 수급안정 대책을 펼칠 계획이다.
2022년산의 경우 당초 올해 시중에 유통될 쌀이 시장격리 등을 통해 20만t가량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면 3월부터 쌀값이 상승하거나 강보합세를 띠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쌀 판매부진과 이월된 민간 재고 등으로 지난해 수확기 정책을 세울 때 판단했던 것보다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간 재고 등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점검을 마친 후 5월초쯤 산물벼 인수도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 농가 경영안정 프로그램 도입 등 ‘농업직불제 확대·개편 계획’에도 이목이 쏠린다.
▶내년 농업직불금 예산을 3조원 이상 확보해 전략작물직불제와 영농정착 지원 등 현재 시행 중인 직불제 예산을 늘릴 계획이다. 기본형 공익직불제는 그간의 성과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내년까지 중소농을 중심으로 소득보전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농가 경영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은 농가별·품목별 실제 수입·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변동할 경우 이를 완화하는 제도다. ‘농업수입(收入)보장보험’ 같은 보험이나 적립·직불금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도입할지는 검토를 거쳐 올해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기본형 공익직불제를 중소농 중심으로 개편한다면 농가 경영안정 프로그램은 경영 리스크가 큰 대농을 위한 안정장치로 강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 최근 발표한 ‘2023∼2027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에 새롭게 포함된 과제가 있다면.
▶그간 정책적 고려가 부족했던 농촌 주거 정책분야에 대해 농촌 주거 실태 분석, 농촌 주택 10만호 정비 등 ‘중장기적 주거 지원 로드맵’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이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변화 트렌드에 발맞춰 농민·농촌 개념을 세분화해 새롭게 정립하고, 농업인력 문제와 관련해 이민제도와 연계한 외국인력의 안정적인 공급 방안도 마련해 나가겠다.
|
[농민신문]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논의...농촌 지역대표성 확보 ‘깜깜’ 
[농민신문] 윤 대통령 “극심한 가뭄·홍수 반복...4대강 보 활용방안 강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