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에게는 신청 가능한 국고보조금 사업을 한눈에 알려주고, 행정기관은 농지·농업경영체 정보 등을 교차 분석해 ‘가짜 농민’을 가려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디지털 시스템이 내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구상을 7일 열린 ‘차세대 농업·농촌 통합정보시스템(이하 차세대농정시스템) 국회 토론회’에서 공개했다. 토론회는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경기 포천·가평)과 농식품부가 주최·주관했다(사진).
현행 시스템은 경영체·직불금 등 다양한 농업정보와 농림사업을 전산화하려는 취지에서 2005년 만들어졌다. 현재 170만 농업경영체 등록정보와 140여 농림사업이 이 시스템에서 관리된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된다. 시스템이 있어도 농민은 사업에 신청하기 위해 증빙서류를 지참해 관공서에 방문해야 하고, 관공서에선 서류를 일일이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행정 속도가 느릴뿐더러 이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가짜 농민을 거르지 못하는 문제도 불거진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3년간 기존 시스템을 차세대농정시스템으로 개편한다. 모두 1446억원의 투입되는 사업으로, 올해는 42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발제를 맡은 손경자 농식품부 차세대농정시스템구축반장은 “농민 정보와 보조금 데이터를 초연결해서 농업 행정업무를 디지털로 대전환하는 시스템을 3단계로 구축할 계획”이라면서 “농민에게 맞춤형 보조금 사업 정보 제공은 내년 7월부터, 행정 담당자가 농지 등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는 2025년 12월, 빅데이터 기반으로 정책을 의사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는 2026년 12월에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농지대장과 경영체 정보를 연계하면 가짜 농민 문제 해결에 톡톡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찬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농지대장에는 농지 현황과 임차 정보 등이 담기는데 이를 경영체 정보와 매칭하면 가짜 농민인지 1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면 과거 직불금 수령 정보, 농업재해정보 등을 끌어오고 최종적으로 최근 도입된 농지위원회가 현장 검증하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최 의원은 “농식품부·해양수산부·산림청·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부정 지급된 국고보조금이 79억원에 달한다”면서 “차세대농정시스템 도입으로 인공지능(AI) 기능 데이터 분석체계가 만들어지면 가짜 농민을 가려내기 쉬워지고, 농민들은 지방자치단체에 방문하지 않고도 국고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어 편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의원은 앞서 2월 차세대농정시스템 도입 근거를 담은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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