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
서울시공사 역할 "경쟁력 확보가 미션"
도매법인 최저거래금액 설정 "무조건"
시장도매인 도입 "논리보다 갈등 전락"
대아청과 품목제한 확대 "경쟁 바람직"
온라인도매시장 "수수료 체계가 관건"
농축유통신문 박현욱 기자 2023. 4. 5
문영표 사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과거 이병호 전임 서울시공사장보다는 언론 소통, 업무 추진에 적극적이란 평가와, 박현출·김경호 전임 사장보다는 유연하다는 분석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개최돼 관심이 높았다. 2시간 가량 이어진 간담회에서 1시간 이상을 자신의 의지를 피력하는데 활용하면서 기업가 출신답게 설득과 대화로 푸는 업무 스타일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서울시공사가 과거 유통인들과의 갈등을 빚었던 사안에 대해서는 "가감없이 소통하겠다"면서도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고 간담회 동안 "정체돼 있는 도매시장에 위협 요소가 많다"며 "자유와 경쟁"에 무게 중심을 두기도 했다. 농축유통신문은 이날 나온 문 사장 발언의 네 가지 관전포인트를 짚었다. <편집자 주>
point1. 도매시장 경쟁력 확보가 주요 미션
"유통 환경은 미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시공사가 시장관리에만 머무르는 것이 맞느냐 하는 부분에서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다. (서울시공사는) 지향하는 바를 분명히 정했다. 공영도매시장의 경쟁력 확보와 활성화가 공사의 주요 미션이다."
문영표 사장은 서울시공사의 역할에 대해 공영도매시장 관리에만 머무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시장관리에만 충실하라"는 서울시공사 역할론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이 같은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급변하는 유통환경이 자리한다. 문 사장은 "현재 도매시장의 구조, 제조,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상황은 착시"라고까지 설명하면서 능동적인 서울시공사의 역할을 재규정했다.
이를 위해 미래 지향적 조직이 필요한데 지난해 7월 유통과 물류, 그리고 데이터팀 신설이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데이터 축적에 대해 강조하면서 "하루에 (도매시장에) 15만 개 이상의 로우 데이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를 자산화는 것, 그리고 이를 시스템에 담아내는 것이 미래 지향적 중요 과제"라고 설명했다.
point2. 도매시장법인 재지정 시 최저거래금액 기준 설정
"(도매시장법인 재지정 시 최저거래금액 설정과 관련) 공사가 지향하려고 하는 방향은 3개 년에 분기별로 최소 거래금액의 95%를 최저금액으로 선정하는 것을 (도매시장법인에) 제안한 상태다."
농안법 제23조에는 도매시장법인의 지정 요건에 거래규모, 순자산액 비율 및 거래보증금 등 도매시장 개설자가 업무규정으로 정하는 일정 요건을 갖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서울시의 도매시장 조례 시행규칙에는 관련 규정이 부재, 올 초 서울시공사가 최저거래 금액을 설정하고 관리하도록 명시하면서 도매시장법인의 반발을 사고 있다. 법인 간 규모 편차에 대한 형평성, 상위법과의 충돌 등이 이유다. 하지만 문 사장은 "이건 무조건 해야한다"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방법론을 논의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point3. 공영도매시장 자유 경쟁체제 도입에 방점
"다소 잡음이 생기더라도 도매시장은 자유 경쟁 체제의 출하 선택권과 구매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 지난해 저를 시장도매인제도와 관련해 찬성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도매시장법인 대표들과 만나도 ''''저는 시장도매인 찬성하는 사람 아닙니까'''' 이야기할 정도다.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없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시장도매인을 도입하되 가락시장은 제외라고 명시했다. 이제 (시장도매인 문제는) 논리 싸움을 떠나 정무적인 갈등 구조가 돼 버렸다."
문 사장은 시장도매인 관련 질의가 나오자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질문"이라고 난감해 하면서도 시장도매인 도입 반대에 대해서는 ŕ박 2일은 반론할 수 있다"면서 자신을 시장도매인 찬성론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 "잠시 유보"라고 답하고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사 나름의 방법을 찾겠다"고도 밝혔다.
그중 하나는 가락시장의 상장거래 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문 사장은 도매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장거래 대신 정가수의매매 확대가 관건이라고 봤다. 그는 "현재 가락시장 상장거래 구성비가 73% 정도인데 이를 50%까지 낮추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줄어든다"고 설명하면서 "가장 심플한 구조로 정가수의매매 정의를 새롭게 하고 여기에 대한 매뉴얼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정상적 상장 거래에 노출돼 있는 분들은 시장 내 자율경쟁체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라도 대아(대아청과)의 품목 확대도 검토해야 된다라는 게 제 생각이다."
문 사장은 배추 파렛트 하차 거래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대아청과의 품목 확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대아청과는 현재 배추, 무, 양배추 등 상장거래에 있어 8개 품목에 묶여 있는데 이 같은 거래 제한이 도매시장 내 출하자의 출하선택권과 도매시장법인 간 경쟁을 저해한다는 게 문 사장의 생각이다. 도매시장법인 재지정 시기마다 불거져 나온 대아청과 품목 확대 이슈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아청과의 품목 확대에 대해서는 농식품부에서도 긍정적인 기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 사장은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한 발짝 물러서기도 했다.
point4. 온라인도매시장 "수수료 체계 고민 필요"
"온라인도매시장은 오프라인 공영도매시장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오프라인보다 훨씬 유효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시스템 고도화가 필요하다. 또한 정산문제, 플랫폼 이용료, 시장 사용료 등 여러가지 수수료 체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해 문 사장은 ''''신중론''''을 고수했다. 정부가 올해 11월 온라인도매시장 개장 시기를 못 박은 것에 대해서도 이른감이 있다며 갖춰야 할 게 많다는 취지다. 그는 "출하 농가의 컴플레인 이력, 과일 선도·당도 등의 스펙, 상품 도착시간 등 다양한 정보가 데이터화 돼 명시돼야 하는데 (이같은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전문가들이 붙어야 할 것"이라며 "가능하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도매시장이 열리면 기존에 이탈했던 대형 거래선들도 온라인 가락시장으로 재진입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면서 "수도권으로 상품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가락시장은 거점 물류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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