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분과위 꾸렸지만
55명 중 생산자단체는 고작 5명
축산단체 대변 위원도 사라져
농민 의견 배제 우려 고조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3. 3. 24
대통령 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분과위원회가 현장의 의견을 담아낼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구성을 마친 분과위원회에 생산자단체 위원 수가 크게 줄면서 현장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이 분과위 의제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농특위 제4기 분과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나섰다. 이번 분과위는 제3기 분과위 임기가 종료된 지 7개월여 만에 새로 꾸려졌다. 분과위는 농어업분과위원회와 농어촌분과위원회, 농수산식품위원회 등 3개 분과로, 3월 15일 분과위원 구성을 마쳤다. 분과위원은 농어업분과 17명, 농어촌분과 18명, 농수산식품분과 20명 등 총 55명. 농어업분과위원장은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농어촌분과위원장은 김창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특임교수가, 농수산식품분과위원장은 장판식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장이 각각 맡는다. 임기는 올해 3월 15일부터 내년 3월 14일까지다.
3개 분과위 중 농어촌분과위과 농어업분과위는 지난 3월 22일과 24일 각각 첫 회의를 열었다. 농수산식품분과위도 3월 중에 회의를 개최하고, 주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분과위를 두고, 농업계에선 현장의 목소리가 배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4기 분과위 55명 중 생산자단체는 5명 뿐이다. 분과별로 보면, 농어업분과(2명)에는 서용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과 문병완 보성농업협동조합 조합장, 농어촌분과(2명)에는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과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농수산식품분과(1명)에는 강용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장 등이다.
그러나 농특위 출범 후 첫 분과위에서 생산자단체는 농어업분과위(20명) 7명, 농어촌분과위(20명) 6명, 농수산식품분과위(20명) 6명 등 19명, 직전 분과위였던 제3기가 처음 출발했을 당시 농어업분과위(19명) 9명, 농어촌분과위(20명) 5명, 농수산식품분과위(20명) 4명 등 18명이었다. 이전 분과위의 생산자단체 비중은 약 30%였던 반면, 제4기 분과위는 9%에 불과하다.
농특위는 분과 의제와 연계해 현장간담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장 농업인의 의견을 정책으로 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전 농특위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농특위가 농업·농촌의 미래를 설계하는 역할을 하는 곳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현장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현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때문에 논의 단계부터 현장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생산자단체의 몫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제4기 분과위엔 축산단체를 대변할 위원도 사라졌다. 2019년 7월 분과위가 처음 구성된 이후 축산단체가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1기 농어업분과위원으로 박일진 완주한우협동조합 총무이사가 위촉됐고, 제2기부터 3기까지는 박일진 이사와 함께 이기홍 대한한돈협회 부회장이 농어업분과위에서 활동했다.
축산단체 관계자는 “이전 농특위에서 축산 규제에 대해 축산 쪽에서 반대를 많아 하다보니 이번에 제외를 한 것 아니냐”며 “만약 그렇다면, 결국 농특위는 축산 현장 목소리를 안 듣겠다는 것인데, 축산 쪽에선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축산은 농업에서 비중이 큰 산업임에도, 농특위에서 축산 현안을 들을 수 있는 창구가 사라진 것이어서 농특위가 농업 전체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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