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지역 33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의 연대체인 ‘공안탄압 저지 및 민주주의 수호 제주지역 대책위원회’가 18일 오후 국정원 제주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국정원은 당장 공안탄압을 중단하고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과 박현우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제공
전농 “농민 건드려 끝 좋았던 정권 없다”며 강력 투쟁 예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2023. 2. 18
국가정보원(원장 김규현, 국정원)과 경찰이 18일 제주도에서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 사무총장과 박현우 진보당(상임대표 윤희숙) 제주도당 위원장에게 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 혐의를 내걸며 연행했다. 전농과 진보당은 윤석열정권의 공안탄압 행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고 사무총장과 박 위원장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18일 오전 8시 30분경, 전날 열린 전농 제주도연맹 대의원대회 참석 후 서울로 복귀하려던 고창건 사무총장은 제주공항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돼 제주경찰청에 구금당했다. 연이어 오전 9시 15분경, 진보당 제주도당 인근에서 박현우 위원장도 국정원 수사관들에 의해 국정원 제주지부에 구금됐다.
국정원과 경찰은 고 사무총장과 박 위원장이 북측의 지령에 따라 ‘반(反)정부활동’을 벌여 국보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걸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19일엔 고 사무총장과 박 위원장, 심지어 말기 암 투병 중인 강은주 4.3민족통일학교 대표의 자택·숙소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점차 공안탄압 수위를 높이는 중이었다.
역대의 여타 공안탄압 사건과 마찬가지로, 변호사 접견 등을 통해 연행 관련 상황이 파악되기도 전에 조선일보·국민일보 등 일부 보수언론에 의해 연행 사실 및 혐의 내용이 기사화되는 등의 정황을 볼 때, 이번 사건은 수사기관과 보수언론에 의해 연출된 명백한 공안몰이라는 게 전농의 설명이다.
18일 고 사무총장 및 박 위원장의 연행 직후 전농은 긴급 성명에서 “전농이 2023년도 대의원대회를 통해 올해 전면적인 반(反)윤석열 투쟁을 힘있게 결의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보법의 굴레를 씌워 전농 사무총장을 연행해 갔다”며 “끝없이 진보활동가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연행, 구속을 자행하는 정권의 저의는 분명하다. 탄압으로 투쟁을 위축시키려는 얄팍한 속셈”이라고 국정원, 나아가 윤석열정부를 규탄했다.
전농은 “농민들 건드려서 끝이 좋았던 정권은 없었다. 흔들림 없는 투쟁으로 공안탄압과 윤석열정권을 반드시 박살내자”고 주장했다. 어떤 탄압에도 흔들림 없이 현재 예정된 투쟁을 사수하고, 각 도연맹은 규탄성명 발표 및 지방검찰청 또는 국정원 지부 앞에서의 긴급 규탄 기자회견을 지역 연대단체들과 진행토록 하겠다는 게 전농의 입장이다.
진보당 또한 같은 날 논평에서 이번 연행사건을 전형적인 ‘정권위기 탈출용 공안사건 조작’이라 진단하며 “윤석열정권은 이태원 참사(10.29 참사) 직후 과거 독재정권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했던 국가보안법을 꺼내들었다. 특히 민생파탄과 안보무능에 대한 정권 책임론이 비등하자, 진보당·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전농 등 정치적 반대세력의 목소리를 탄압하고, 현 정권의 실정을 가릴 수 있는 전형적 ‘공안사건’ 조작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해왔다”고 비판했다. 진보당은 국정원 해체 및 국보법 폐지 투쟁에 더욱 힘차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지역 33개 시민사회단체·정당의 연대체인 ‘공안탄압 저지 및 민주주의 수호 제주지역 대책위원회’는 18일 오후 박 위원장이 끌려간 국정원 제주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국정원은 당장 공안탄압을 중단하고 고 사무총장과 박 위원장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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