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덕 서울경기항운노동조합 위원장
하역비 인상·근로환경 개선
조합원 편익 증진과
효율적 농산물 운송업무 등
시장 내 주체와 소통 확대해야
농수축산신문 이두현 기자 2023. 2. 17
“서울경기항운노동조합(이하 서경항운노조)은 조합원들의 권익 신장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노조원들은 농업인들이 땀 흘려 생산한 농산물이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고 정확하게 운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개설자인 서울시와 관리기구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도매시장법인·중도매인 등 유통인들도 하역노조의 소중함을 알고 업무환경 개선에 힘써주길 바랍니다.”
정해덕 서경항운노조 위원장은 가락시장 내 하역노조원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들의 업무효율,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조뿐 아니라 개설자와 관리기구, 각 유통 주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가락시장 내에 위치한 서경항운노조 사무실에서 정 위원장을 만나 서경항운노조의 발전 방향과 가락시장 하역 업무 선진화 방안을 들어봤다.
# 충분한 하역비 인상이 있어야 하역인력 확보 가능해
지난해 서경항운노조는 도매법인과의 하역비 협상을 통해 하역비 10% 인상, 주말 수당 신설, 하역비 협상 주기 2년 단축 등의 결과를 도출했다. 그동안 대체로 3년마다 진행된 하역비 협상에서는 4~5% 정도의 하역비 인상만 이뤄졌을 뿐 하역노조를 위한 추가적인 협의는 없었다.
정 위원장은 “하역비 인상 외에도 주말 수당 신설, 협상 주기 단축 등 환영할만한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근로기준법상 야간·추가 수당 등의 기준이 150% 이상인 것에 비해 지난해 협의를 통해 결정한 하역노조원의 주말 수당 1만5000원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하역비 역시 배달·택배근로자의 임금과 비교했을 때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확산된 후 배달·택배업에 종사하기 위해 많은 노조원들이 이탈했고 여전히 복귀하지 않고 있다”며 “배달·택배기사들의 임금이 하역비에 비해 크게 높을 뿐 아니라 원하는 시간·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등 근무 여건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하역 노조원은 고령화됐지만 신규 인력의 유입은 전무하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강도에 합당한 하역비 인상과 근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운송업무 효율화 위해 고심…근본적인 시장 제도의 개선도 필요
서경항운노조는 한정된 노조원으로 농산물이 원활하게 하역·운반될 수 있도록 자체적인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일요일의 경우 거래 물량이 많은 만큼 최대한 노조원들의 출근을 독려함으로써 하역·운반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일요일에 출근한 노조원에 한해 주중 하루의 유급휴가를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하역노조원의 결근을 최대한 막고 효율적으로 하역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내부적인 논의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역노조뿐만 아니라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도 야간 근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갈수록 도매시장에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만큼 농산물의 주간 유통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정 위원장은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도매시장들도 주간 유통을 실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야간 유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도매시장 내의 체제 개편을 위한 농림축산식품부와 개설자인 서울시의 연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가락시장 내 품목별 반입 시간이 일정해야 경매 효율이 높아지고 하역도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매시간 훨씬 전에 농산물이 반입돼 경매 후 운송 전까지 품위가 저하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노조원들의 대기시간이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 경매가 시작되는 공간에 농산물을 하역해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농산물 반입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경쟁이 심한 만큼 경매 시작 위치를 매일 무작위로 정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시장 내 주체들의 상생을 위해 소통 확대해야
서울시공사가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대해 시장 내 주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한 시설이 현대화되는 만큼 현재보다 하역노조원들의 휴식공간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다수의 노조원들이 시설현대화사업 이후에도 근무하는 만큼 업무·휴식 등을 위한 공간이 지금보다 개선·확대돼야 한다”며 “그간 서울시공사에서 보여준 설계 계획이 일정하지 않고 서경항운노조에 할당된 면적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하역기계화, 물류효율화 등을 하역노조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정 위원장은 “하역비 인상, 근로환경 개선과 같은 조합원의 편익 증진과 효율적인 농산물 운송업무 등을 위해 서경항운노조가 존재한다”며 “가락시장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존재하는 시장인 만큼 시장 내 종사자와 힘을 합쳐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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