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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 “농촌 사회적 경제 실천, 공공부문 지원 뒷받침돼야”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2-17 조회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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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경연 ''사회적 경제전략'' 보고서

       생필품 상점·목욕탕·세탁소 등
       일상생활에 꼭 필요하지만
       재화·서비스 공급 제대로 안돼

       농촌 특성상 공익적 활동 인정
       정부·지자체가 자금문제 해결
       인건비 등 보장, 지속성 갖춰야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2023. 2. 17


 인구가 감소하면서 상권이 쇠락한 농촌이 늘고 있다. 이들 농촌 주민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재화를 얻거나 서비스를 받기 힘들다. 이런 일상생활의 필수인 재화와 서비스를 농촌에 공급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협동조합 등이 추진하는 ‘사회적 경제 실천’이 강조되고 있다. 생필품을 판매하는 상점은 물론, 목욕탕, 세탁소 등 이 같은 사회적 경제 실천이 확산되려면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부문 지원이 함께 실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은 지난 10일 ‘농촌의 포용성장과 사회혁신을 위한 사회적 경제전략’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를 발간한 김정섭 농경연 선임연구위원은 “시장과 공공부문이 실패한 농촌에선 사회적 경제가 대안 아닌 대안인데, 주민들이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조직을 구성해 자발적으로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고, 공공부문이 그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어야 사회적 경제 실천을 통한 농촌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정섭 농경연 선임연구원은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는 여러 분야 중 ‘일상생활에 필요한 재화 및 서비스 공급’을 중요하게 바라봤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돌봄과 교육 등의 분야도 중요하지만, 돌봄은 보건복지부에서, 교육은 교육부에서 일부 관심 갖고 하고 있다”면서 “일상생활의 재화와 서비스는 시장의 영역으로 보고 신경을 쓰지 않는데, 농촌 현실에선 사소하지만 상당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의 예를 들었다. 이곳은 2022년 8월 기준 인구 1743명으로 인구 과소화와 더불어 상권이 붕괴한 지역으로, 2014년 주민 160여명이 ‘동락점빵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이 협동조합은 1톤 트럭인 이동판매 차량으로 묘량면 42개 마을을 방문하며 생필품을 공급했다.

‘동락점빵 사회적 협동조합’은 설립 후 부족한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지원사업에 응모했을 당시 심사 과정에서 ‘민간의 시장영역에서, 평범한 생활용품을 판매하려는 사업체를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협동조합은 ‘생필품 공급 자체가 절실한 농촌지역에선 협동조합의 상업적 활동이 공익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한 결과,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묘량면 주민을 위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보고서는 “농촌 주민이 주도해 설립·운영하는 사업체에 공공부문의 정책지원이 있었다는 데 시사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는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이다. 2014년부터 농촌 주민들의 일상생활 수요를 해결한다는 공감대에서 ‘우리마을119사업’을 전개해왔다. 집 안팎의 시설물 수리, 화재 안전시설 설치, 병원이동 차량 지원 등을 실시하는데, 도시와 달리 농촌에선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공공부문이 포괄해야 할 복지 서비스를 협동조합이 대신 담당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선 인건비 등의 활동비가 보장돼야 했지만, 공공성을 인정받지 못해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지원이 쉽지 않았다.

이런 정책 요구를 반영해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부터 ‘지역 서비스 공동체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춘천별빛사회적협동조합이 ‘우리마을 119사업’을 통해 농촌 주민에게 복지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게 됐으며, 무엇보다 농촌 주민의 일상생활 영역에 접근한 정부 정책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서비스 공동체 지원사업’은 ‘농촌 주민 등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경제·사회 서비스 전반을 자발적인 연대와 협력의 방식으로 제공하는 활동’을 하는 지역 서비스공동체에 운영비와 활동비 등을 지원하며, 지난해 22개소에서 올해 30개소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섭 선임연구위원은 “‘동락점빵 사회적 협동조합’처럼 상점을 운영하니 주민들이 편해지고, 그러면서 농촌의 분위기가 바뀌고 변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사회적 경제 실천이 가져오는 또 다른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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